본지, 아카라 항로 충돌위험 지적
국토부, 14일 안전 추가 대책 발표
감시강화, 안전평가, 교통량 조절 등
"관제권 환수, 새 항공로 신설도 협의"
인천공항 관제탑 옆으로 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다. [중앙포토]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정부가 이달 중에 제주도 남단의 '아카라 항로' 에 대한 추가적인 안전대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또 관제권 회수 등 아카라 항로 정상화를 위해 일본, 중국,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협의도 계속 진행한다.
국토교통부는 1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아카라 항로 주변 안전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이는 아카라 항로의 상당 부분이 우리 비행정보구역(FIR)임에도 우리나라가 아닌 일본과 중국이 관제권을 행사함에 따라 항공기 안전에 위험이 있고, 최근 1년 새 항공기 충돌 위험 사례가 2건이나 발생했다는 중앙일보의 최근 보도에 따른 것이다.
권용복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아카라 항로에서 일본이 관제를 제공하는 구역이 우리가 관제하는 기존 동남이행 항로와 교차하고 있는 데다 이 주변으로 하루 880대의 항공기가 다니고 있어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서도 지속적으로 비행 안전 주의를 요구하는 구역"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일본 간 항공편이 하루 평균 345대이며, 한국~중국 항공편이 178대, 한국~동남아 항공편이 352대다.
그러면서 권 실장은 "실제로 지난 1년간 직접적인 사고 위험은 아니었으나 항공기에 장착된 공중충돌경보장치에 의한 항공기간 근접을 피해 비행하는 상황 등 비정상 사례가 2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6월 30일 중국 길상항공과 동방항공 간에 공중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회피기동이 발생했으며, 지난해 7월에는 미국 페덱스 항공기가 무단으로 고도를 상승해 우리 저비용항공사 소속 여객기가 급히 방향을 바꾼 사건이 있었다.
중국·일본이 관제권을 행사하는 우리 FIR 구역.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회피기동 사건 당시 길상항공은 우리 인천 ACC(종합교통관제소), 동방항공은 일본 후쿠오카 ACC가 담당했다. 또 지난해 7월 사건 때는 페덱스 항공기는 후쿠오카 ACC가, 우리 항공기는 인천 ACC가 각각 관제를 맡았었다.
중국 상하이~일본을 연결하는 아카라 항로는 한·중 수교 전인 1983년 개설됐으며, 당시 중국 측이 우리 영공을 통과하는 항로 신설은 물론 우리 관제기관과 교신하는 것도 반대한 탓에 ICAO 중재로 중국과 일본이 관제권을 갖게 됐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두 가지 대책을 병행해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이달 중으로 4개 항목의 추가 안전대책을 실시한다.
국토부가 아카라항로 주변 항공안전을 위한 추가 대책을 발표했다. [중앙포토]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교통량 밀집시간대(오전 10~오후 7시)에 항로 상황을 이중 감시하기 위한 감독관을 지정하고, 기상 악화 등 비정상 상황 때에는 추가로 관제석을 운영키로 한 것이다.
또 아카라 항로주변 공역에 대한 주기적인 안전평가(연 1~2회)를 시행해 위험요소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이 주변을 통과하는 항공기의 조종사에게 주의도 촉구키로 했다. 한·중·일 3국 간 협의를 통한 항공 교통량 조절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권 실장은 아카라 항로 정상화, 새로운 항로 신설 등의 안전확보 방안도 계속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아카라 항로 정상화에는 관제권 환수도 포함된다는 해석도 나온다.
권 실장은 "아카라 항로 정상화가 어려울 경우 항공 안전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항로를 만드는 방안도 중국, 일본, ICAO와 협의 중"이라며 "중국과는 조만간 기술협의를 하기로 했으며 일본은 아직 의견제시가 없다"고 밝혔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