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분쟁에 약해진 기초체력…日 수출규제까지 겹악재
한은 전망치 연2.2% 달성하려면 3·4분기 0.8%씩 달성해야 '글쎄'
정규일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2019년 하반기 경제전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2%로 0.3%p까지 낮췄다. 2019.7.18/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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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민정혜 기자 = 장기화하고 있는 미중 무역 분쟁에, 7월 일본의 2차 경제보복까지 엎친 데 덮쳐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줄줄이 하향 조정되고 있다.
일본의 수출 규제 영향이 표면화하지는 않았지만 이를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끌어내리는 모습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올해 경제 성장률을 1%대까지 바라보고 있어 금융 위기(2009년 0.8%) 이후 최저 수준의 경제 성장 우려가 높아가고 있다.
14일 금융당국과 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각 기관의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대 초중반에서 2%대 초반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장기화된 미중 무역 분쟁으로 수출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으면서 경제 기초 체력이 약해진 데다, 일본의 수출 규제까지 덮쳐 성장 동력이 떨어진 데 따른 것이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경제연구실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올해 국내총생산(GD) 성장률을 기존 2.4%에서 2.1%로 3%p(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고용은 지표상 일부 개선됐으나 소득 증가세 둔화와 소비 심리 위축 등으로 민간 소비가 완만한 증가세에 그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서다. 더구나 대외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 설비와 건설 투자는 여전히 부진해 신규 투자 수요도 줄 것이라는 판단이다.
무엇보다 미중 무역 분쟁 확전에 이어 일본의 대(對) 한국 화이트리스트(백색 국가·수출심사 우대국) 제외 효과가 본격화하면 올해 경제 성장률이 1%대로 추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리금융연구소는 전망했다.
허문종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향후 일본 정부의 허가 지연이 본격화된다면 실제 수출과 투자, 기업실적이 악화되면서 GDP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 된다"며 "일본의 수출 규제가 확대되고 그 영향이 연내 본격적으로 나타날 경우 2019년 성장률이 1%대로 낮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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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연구원도 이달 들어 경제성장률을 2.1%로 내렸다. 한국금융연구원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11월 2.6%에서 올해 5월 2.4%로, 석 달 만에 다시 0.3%p 하향 조정됐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세계 경기 둔화에 따른 국내 수출·투자 회복 지연과 상반기 민간 부문의 경제 지표 부진을 그 배경으로 들었다.
앞서 KB증권 역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2.0%로 떨어 뜨렸다. 장재철 KB증권 연구원은 "일본 수출 규제 여파로 4분기 일부 산업의 생산 차질이 가시화할 수 있으며 미중 무역 분쟁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짚었다.
해외에서 보는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더욱 낮은 상황이다. 모건스탠리는 한국 경제성장률을 2.2%에서 1.8%로 하향 조정했다. 이와 함께 모건스탠리는 백색국가 제외 결정과 관련 "한국 경제성장률이 기존 전망치인 1.8%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이 성장률을 떠받치려면 더 적극적인 재정·통화정책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역시 '아시아 태평양 지역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2.4%에서 2.0%로 0.4%p 내렸다. BoA메릴린치(1.9%), 노무라증권(1.8%), IHS마켓(1.4%), ING그룹(1.4%) 등 외국계 기관에서는 올해 한국 경제가 2.0%를 넘어설 수 있느냐에 주목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편 한국은행은 앞서 지난달 18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2%로 0.3%p 하향 조정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9년(0.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은 전망대로 하반기 우리나라 경제가 전년 동기 대비 2.4% 성장해 연 2.2%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하반기에 분기마다 평균 0.8~0.9%씩 성장해야 한다. 상반기 경제 성장률을 1.9%에 그쳤다.
m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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