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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포르투갈 유조차 총파업…정부, 비상 배급제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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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30% 기름 동나…스페인까지 넘어가 기름 구해오는 등 '대란' 조짐

연합뉴스

12일 포르투갈 리스본 인근의 한 주유소에 '에너지 위기, 한 회당 25ℓ만 주유가능' 이라고 쓰여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포르투갈의 유조차 운전기사들이 무기한 파업에 돌입하자 정부가 에너지 위기를 선언하고 기름 배급제를 시작했다.

일부 주유소에서는 기름이 동나 주민들이 인근 스페인으로 넘어가 주유하는 등 포르투갈에서 '기름 대란'이 벌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포르투갈 유조차 운전기사 조합인 위험물질운송기사노조(SNMMP)는 근로조건 개선과 임금인상을 요구하면서 12일(현지시간)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포르투갈에서는 유조차 운전기사 조합과 사용자 측이 임금협상을 벌여왔으나 접점을 찾지 못하고 협상이 결렬됐다.

이에 따라 포르투갈 정부는 유조차 기사들이 총파업에 돌입하기 직전인 지난 9일 국가 에너지 위기를 선언하고 기름 배급제 실시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의 배급제 시행에 따라 이날부터 일반 차량 운전자는 시중의 주유소에서 한 번에 25ℓ, 트럭은 한 번에 100ℓ만 급유할 수 있다.

정부의 비상 계획안에 포함된 주유소의 경우 1회 주유량은 일반 차량의 경우 15ℓ로 더 낮다.

다만, 현재까지는 국가 인프라 운영을 위한 기름의 최소 필요 물량은 유통되고 있다. 그러나 노조 지도부가 투쟁의 수위를 끌어올려 운송의 완전 중단에 나서면 '기름 대란'이 우려된다.

포르투갈 정부는 군부대, 응급의료당국, 경찰, 소방대, 공항, 항만 등 국가기간시설은 여전히 필요한 만큼의 기름을 공급받고 있다면서 가동에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파업 첫날부터 시중 주유소들의 30%는 보유한 기름이 바닥났다. 포르투갈 언론들에 따르면 주유소마다 기름을 사기 위해 긴 줄이 이어지고 있다.

스페인 접경지역에서는 주민들이 기름을 구하기 위해 국경을 넘어 스페인의 주유소까지 원정 주유에 나서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포르투갈 정부는 아직은 상황이 괜찮은 것으로 보고 있지만, 총파업이 길어져 민간 석유 공급망이 완전히 끊길 경우 군·경이 보유한 유조차량을 동원하는 비상계획도 검토하기로 했다.

포르투갈의 안토니우 코스타 총리는 정부가 유조차 운전기사 조합과 사용자 조합인 ANTRAM 사이에서 중재를 자청하고 조속한 협상 타결을 촉구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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