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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확대]청약률·분양가상승률·거래량 적용…집값 급등 막을 ‘안전판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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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과열지구 31곳 중 선택요건 1개라도 충족하면 적용

주거정책심의위가 지역·시기 등 최종 결정…탄력적 운용

시민단체 “집값 잡기 한계…실효성 위해 자동 지정해야”

경향신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왼쪽에서 두번째)이 12일 오전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개선 방안을 논의하는 당정협의에 참석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국토교통위원회 윤관석 간사(오른쪽에서 두번째) 등과 국회 의원회관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bigg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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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하강 국면이 본격화하고 있음에도 정부가 12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카드를 꺼내든 것은 집값 상승만은 절대로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반영으로 평가된다.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이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금리 인하로 시중 유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에 대거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정부가 대응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분양가상한제를 전면 도입했던 2007년과 달리 시장 상황을 고려해 적용 시기와 지역을 정하는 것은 집값 급등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가 분양가상한제를 민간택지로 확대하기로 한 데는 지난달 첫째주부터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34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집값이 바닥을 찍었다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세는 서울 강남권 재건축 시장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인근 지역의 신축 아파트와 다른 자치구의 주요 단지도 상승세로 전환되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최근 1년간 서울의 분양가 상승률은 집값 상승률보다 약 3.7배 높은 상황이다. 정부는 재건축 아파트의 높은 분양가가 주변 집값까지 끌어올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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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가 큰 폭으로 오르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려면 3개월간 해당 지역 주택가격 상승률이 해당 지역 시·도 물가 상승률의 2배를 넘어야 한다. 이처럼 요건이 까다로워 2017년 제도 도입 이후 지금까지 한 차례도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정부가 이번에 발표한 개선안으로 서울 25개 전 자치구와 경기 과천·광명·하남시, 성남시 분당구, 대구 수성구, 세종시 등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31개 시·군·구는 대부분 분양가상한제 적용이 가능해졌다.

이들 지역은 청약경쟁률 요건이나 분양가 상승률 요건, 또는 주택거래량 요건 등 선택요건이 충족되면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이 된다. 여기에 정부는 분양실적이 없어 분양가격 상승률 통계가 없는 경우 해당 도나 특별시, 광역시의 통계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요건을 완화했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서울 지역과 과천시, 대구 수성구, 세종시 등은 청약경쟁률이 5 대 1을 넘어 선택요건을 충족한다. 서울은 물론 경기 과천시와 대구, 세종시 등도 직전 12개월 분양가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의 2배를 크게 웃도는 등 분양가 상승률 요건에도 부합한다.

다만 이들 요건을 만족하더라도 분양가상한제를 어느 지역에, 언제부터 적용할지는 국토교통부 장관이 주재하는 주거정책심의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이문기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주거정책심의위에서 주택가격이 급등하거나 급등할 우려가 있는 지역을 선별해 분양가상한제 지역과 시기를 결정하게 된다”며 “요건이 맞는다고 반드시 (지정이) 되는 건 아니고, 과열이 심하지 않거나 (과열 양상이) 확산할 여지가 없다면 (대상에서) 빠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부동산 시장 상황이나 경제 상황 등을 감안해 실제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할지 판단하는 단계가 있다”며 “(협의 과정에서) 별도의 관계부처 협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명백히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 발표에도 불구하고 향후 집값 상승세가 잡히지 않으면 정부가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을 대거 지정하고, 집값이 안정된다면 지정을 최소하는 등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집값을 제대로 잡기 위해서는 전면적인 시행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승섭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 팀장은 “대책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분양가상한제 요건이 충족되면 자동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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