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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평화당 탈당파 10명도, 남은 4명도 험난한 ‘독자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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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굿바이” 유성엽 의원(왼쪽에서 네번째) 등 민주평화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 소속 의원들이 12일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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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6개월 만에 분당 수순

“기득권 양당체제 극복”

과거 정당들 구호 되풀이


민주평화당이 결국 분당의 길로 들어섰다. 평화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 소속 유성엽 원내대표 등 의원 10명은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지난해 2월 창당 이후 1년6개월 만이다. 정동영 대표를 비롯해 당에 남게 된 당권파 의원들은 “구태정치”라고 비난하며 재창당의 길을 가겠다고 맞받았다.

■ ‘나비효과’ 이어질까

평화당 분당은 제3지대 신당 창당 움직임을 수면 위로 끌어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안정치 대표인 유 원내대표 등 의원들은 이날 회견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싸잡아 비판하며 “기득권 양당체제 극복과 한국 정치 재구성을 위한 대안 모색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비민주·반한국 노선으로 신당 창당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와 맞물려 ‘호남동맹’ 가속화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일단 대안정치 소속 의원들의 지역 기반인 호남을 중심으로 세 확장에 나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이들은 탈당 전부터 김동철·박주선 등 바른미래당 호남계 의원들과 교감해왔다. 대안정치와 바른미래당 호남계 의원들의 ‘호남동맹’이 형성되면 내홍 중인 바른미래당은 와해될 수 있다. 이는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의 한국당 복귀라는 ‘나비효과’로 직결될 수 있다.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문제를 놓고 여야 4당의 공조도 와해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탈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지역구별 손익계산에 따른 ‘반대’표가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경우 패스트트랙에 오른 선거제도 개혁안과 사법개혁안 처리에 공조한 동맹체가 무너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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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신당, 험난한 독자 생존

하지만 평화당 분당이 제3지대 신당 창당의 촉매제가 될지는 불투명해 보인다. 유력 대선주자 부재, 원내교섭단체 구성 실패로 형식 요건도 갖추지 못했지만 무엇보다 창당 명분을 찾기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당장 지역주의에 기댄 총선용 정당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터다. 이날 탈당계를 냈지만 대안정치에 동참하지 않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김경진 의원의 선택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김 의원은 이날 YTN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나와 “평화당 소속으로 활동하면서 호남판 자민련이라는 비판을 많이 받았다”며 “대안정치가 새로 만들고자 하는 당도 기대 수준에 미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대안정치가 전면에 내건 ‘기득권 양당체제 극복’ 또한 기존 평화당이나 옛 국민의당이 주장했던 내용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안정치가 오히려 반한국당 프레임만 강화하는 역할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민주당의 세 확장에만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호남동맹’의 경쟁력에도 물음표가 붙는다. 과거 국민의당이 호남지역 의석을 싹쓸이했던 지난 총선과 지금은 상황 자체가 판이하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이날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민주당은 호남지역에서 지지율 56.8%를 기록했다. 평화당은 5.8%에 그쳤다.

일단 대안정치는 제3지대를 확실하게 구축하고 명망 높은 외부인사를 지도부로 앞세운다면 바람몰이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그림이나 가시적 성과는 없다. 유 원내대표는 “접촉도 하고 있고, 염두에 둔 분도 있지만 어느 정도인지 대답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만 했다.

결국 분당을 둘러싼 배경을 종합하면 당권 경쟁, 내년 총선 공천 주도권 문제 등이 작동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 정동영, ‘재창당’ 선언

“재창당 준비” 밝힌 평화당

추가 이탈 가능성 점쳐지고

정의당과 연대도 쉽지 않아


경향신문

“안돼”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앞줄 왼쪽에서 두번째)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상임고문·후원회장·전당대회의장 연석회의에서 비당권파 탈당을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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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작지만 강한 정당의 길을 가겠다. 곧 재창당 선언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안정치 소속 의원 10명과 김경진 의원의 탈당으로 평화당에 남은 의원은 정 대표를 포함해 5명에 불과하다. 바른미래당 당적인 박주현 의원을 제외하면 재적 의원은 4명이다. 추가 이탈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평화당은 외부인사 발굴과 함께 바른미래당, 정의당과도 적극적인 연대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정의당에 정성을 쏟고 있다.

정 대표는 최근까지 정의당과 원내교섭단체 재구성을 강조하면서 비당권파와 대립했다. 지난 5일 대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도 정 대표는 “소수정당들과 함께 힘을 모으겠다”며 정의당 연대론을 부각했다. 그러나 정의당 측은 “구체적으로 논의한 바가 없다”며 선을 긋고 있는 상황이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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