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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사법개혁은 국민 명령” “국가 전복 꿈꿔”…뜨거운 조국 장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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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정부 핵심…여야 연일 공방

청, 14일 국회에 청문요청안

내달 2일이 청문회 데드라인

경향신문

조국 법무부 장관 내정자가 12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으로 출근하고 있다. 김정근 선임기자


여야의 ‘조국 대전’이 점점 달아오르고 있다. 보수야당은 12일 색깔론까지 동원하며 조 내정자 비판에 화력을 집중했다. 자유한국당은 조 내정자를 “국가 전복을 꿈꿨다”, 바른미래당은 “국민분열을 행했다”며 맹공했다. 청문회 일정이 다음달 초로 예고되면서 ‘여권 대 보수야당’의 ‘조국 전면전’이 예상된다.

청와대는 조 내정자를 비롯해 7명의 장관 및 장관급 후보자 인사청문요청안을 14일 국회에 발송할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인사청문요청안 제출 뒤 20일 이내에 청문 절차를 마쳐야 하기 때문에 국회는 다음달 2일까지 청문회를 해야 한다.

한국당 지도부는 이날 조 내정자가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에서 활동한 전력을 거론하며 색깔론 공세를 퍼부었다. 공안검사 출신인 황교안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사노맹 관련 사건으로 실형까지 선고받았던 사람”이라며 “국가 전복을 꿈꾸는 조직에 몸담았던 사람이 법무부 장관에 앉는 것이 도저히 말이 되는 얘기냐”고 말했다. 조 내정자가 1993년 울산대 전임강사 재직 시절 사노맹 산하 사회주의과학원 사건에 연루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징역 1년, 집행유예 1년6월을 선고받은 전력을 공격한 것이다. 정용기 정책위의장도 “(조 내정자 법무부 장관 임명은) 전향하지 않은 국가의 전복 세력에 속했던 사람을 법무부 장관에 임명함으로써 대한민국 헌법 수호의 책임이 있는 대통령이 헌법과 국민에 대해 명백하게 도전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도 인사실패 등을 이유로 내정 철회를 요구했다. 손학규 대표는 “조 내정자는 논문표절, 인사실패보다 훨씬 크고 중요한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그가 행한 국민분열”이라며 “국민통합을 위해 장관 지명을 철회해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보수야당이 조 내정자를 집중 공격하는 이유는 그가 가진 상징성 때문이다. 조 내정자는 문 대통령 최측근이자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현 정부의 핵심 과제인 사법개혁, 적폐청산을 주도해왔다. 검증 과정에서 조 내정자의 흠결이 드러날 경우 문재인 정부도 타격을 입게 된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이다.

조 내정자는 정치적 색채가 뚜렷해 진보 지지층에게는 적극적 지지를 받고 있지만 보수 지지층에게는 거부감이 크다. 보수야당 입장에선 조 내정자에 대한 공격이 세력 결집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날 한국당이 조 내정자의 사노맹 전력을 거론하며 ‘국가 전복’ 등 용어를 활용해 보수층을 결집할 수 있는 색깔론을 동원한 것도 이 같은 의도다. 더불어 유력한 여권의 차기 대권 후보로 꼽히는 조 내정자를 사전에 견제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있다.

여당은 강력 방어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인사청문회를 잘 통과해야 하반기 국정운영이 순조롭게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사법개혁은 국민의 명령이 분명하다. 국민 여망에 부응하는 문재인 정부의 장관 내정은 사법개혁 의지가 분명해 보이고 정당한 것”이라고 방어했다.

조 내정자는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꾸려진 서울 종로의 한 빌딩에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말을 아꼈다. 그는 회전문 인사 등 각종 논란에 대해 “인사청문회에서 답하겠다”고 했다. 그럼에도 계속 질문이 이어지자 “제가 제 일을 하도록 해달라”고만 했다.

보수야당 일각에서 ‘청문회 보이콧’ 주장도 나왔지만 일단 청문회는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민경욱 대변인은 통화에서 “조 내정자에 대해 필요한 비판들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쳐선 안된다”고 말했다.

박순봉·선명수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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