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베트남 위안소 설치, 프랑스군 문서로 첫 확인

국사편찬위원회, 프랑스 해외영토자료관서 프랑스군 문서 분석

프랑스군이 작성한 하노이 시내 일본군 배치도에 표기된 위안소.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일본군이 1940년대 베트남을 침공해 위안소를 설치한 사실이 프랑스군 공식 문서로 처음 확인됐다. 국사편찬위원회는 프랑스 해외영토자료관에 소장된 프랑스군 문서를 분석해 하이퐁, 박닌, 하노이 등지에 일본군 위안소가 세워졌음을 확인했다고 12일 전했다.

일본군은 나치 독일의 괴뢰 정권인 프랑스 비시정부와 함께 1940년 9월 베트남 북부로 진주했으며, 이듬해 남부로까지 세력을 넓혔다. 당시 동선은 하이퐁, 박닌, 하노이로 이어진다. 프랑스군 하이퐁 보고서의 1940년 10월 7∼10일 기록에는 “(일본) 육군과 해군이 사용할 위안소(Maisons de Tolerance) 두 곳이 비엔 호숫가에 일본군에 의해 세워질 것”이라고 적혀 있다. 이 보고서는 이 위안소들의 자금 조달처로 폴 버트 거리의 한 환전소를 지목했다.

마리 오랑쥬 파리 7대학 교수와 재불사학자 이장규씨가 참여한 조사단은 박닌의 일본군 기지 배치도와 하노이 시내의 일본군 배치도에 위안소가 표기된 사실도 확인했다. 박닌 지도에서 위안소는 일본군 기지 경계선에 붙어 있다. 위안소가 일본군이 직접적으로 통제 및 관리하는 시설이었음을 가리킨다. 배치도 설명서에는 위안소가 장교, 하사관, 병사 세 종류로 운영됐다는 사실도 나온다. 하노이 시내 위안소는 지도에 프로스티튀에(prostituees)로 표기됐다. 일본군 주요 시설들과 함께 시내에 자리했다.

프랑스군 하이퐁 보고서에 기록된 일본군 위안소 설치 정보.

프랑스군 보고서에는 1941년 2월 하이퐁을 통해 간호사 일흔 명과 신원 불명의 여성 스물다섯 명이 도착했다는 사실도 기재됐다. 국사편찬위는 “프랑스군 보고서가 일본군 관련 내용만을 추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여성들이 일본군과 어떠한 관련이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고 했다. 간호사와 구분되는 군 관련 여성들이 위안부일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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