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9 (일)

'명품업계 큰손' 중국의 분노…티셔츠 문구 때문에(종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도시와 국가 짝지은 문구에 홍콩 등을 독립국가처럼 표기

베르사체 이어 코치와 지방시도 티셔츠에 같은 실수

뉴스1

지방시의 티셔츠 <웨이보 갈무리>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티셔츠에 쓰인 문구 하나 때문에 전세계 명품업계 '큰손'인 중국이 베르사체, 코치, 지방시 등의 서구 명품기업에 분노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이 홍콩과 대만, 마카오 등을 마치 중국 영토가 아닌 것처럼 표기한 티셔츠들을 판매했기 때문이다.

먼저 11일(현지시간) 베르사체의 티셔츠 사진에서 중국인들의 분노가 시작되었다. 베르사체가 도시와 그것이 속한 국가를 짝지은 문구가 쓰인 티셔츠에서 '홍콩-차이나'(Hong kong – China)라고 표기하지 않고, '홍콩–홍콩(Hong kong – Hong kong)'이라고 표기했기 때문이다. 홍콩뿐만 아니라 마카오도 '마카오-마카오(Macao-Macao)'라고 표기했다.

이를 본 중국 소비자들은 마치 이들이 중국이 아닌 독립된 영토인 것 같다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어겼다고 비난했다. 베르사체의 중국 홍보대사인 배우 양미도 이와 관련, “베르사체와 관계를 끊겠다”고 밝혔다. 이는 디자이너인 도나텔라 베르사체의 사과로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그로부터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미국의 패션 브랜드 코치와 프랑스의 지방시까지 같은 실수로 중국 소비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12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홍콩과 대만이 중국의 한 도시가 아닌 국가인 것으로 쓴 두 브랜드의 티셔츠 사진이 온라인에 유포되면서 불매운동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뉴스1

홍콩을 중국이 아니라 홍콩이라고 표기한 베르사체 후드티 - 웨이보 갈무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코치의 브랜드 홍보 대사인 중국 슈퍼모델 류원은 "중국 국민들의 감정을 심각하게 상하게 했다"면서 홍보대사를 그만두겠다고 밝혔다. 중국 온라인 명품 판매사이트인 파페치(FarFetch)에서 3990위안(약 68만원)에 팔리는 지방시 티셔츠에는 홍콩이 도시이자 국가로, 대만도 도시이자 국가로 표기되었다. 이는 코치도 마찬가지였다.

중국 소비자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코치는 12일 웨이보 공식 계정에 "티셔츠는 실수가 확인되어 판매대로부터 치워졌다"고 밝혔다. 또 코치는 "소비자에게 끼친 정서적 위해를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지방시는 사과나 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지방시 뷰티 라인의 중국 홍보대사인 보이 밴드 출신 잭슨 이(易烊千玺)는 대사 계약을 끝내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코치의 모회사 태피스트리와 지방시의 모회사인 루이비통 모에 헤네시(LVMH)가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 중국 시장에 공을 들이는 와중에 발생했다. 컨설팅 회사인 베인 앤 코퍼레이션의 자료에 따르면 현재 명품 매출의 30% 이상이 중국에서 나온다. 또 명품 시장 매출 성장의 70% 가까이가 중국 덕이다.

뉴스1

중국의 배우 양미 - 웨이보 갈무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베르사체와 코치, 지방시의 실수에 앞서서 돌체앤가바나도 중국인의 자존심을 건드려 불매운동이 일었다. 지난해 11월 이탈리아 유명 패션브랜드인 돌체앤가바나는 붉은 드레스를 입은 한 중국 여성이 긴 젓가락으로 피자 등 이탈리아 음식을 먹으려 애쓰다가 결국 손으로 피자를 집어 먹는 광고를 내놓았다가 불매운동의 된서리를 맞았다.

전문가들은 '하나의 중국' 문제를 건드린 이번 사태로 서구 명품 브랜드들에 제2의 돌체앤가바나 사태가 벌어질까봐 우려하고 있다.
ungaungae@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