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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버틸까, 팔까”…좌불안석 바이오株 투자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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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말부터 연일 급락세를 보이던 한국 증시가 다소 진정된 모습으로 한 주를 마쳤다. 증시 전반의 부진에 개별 기업 악재까지 겹쳐 곱절로 신음하던 제약·바이오 투자자들도 일단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유독 크게 꺾인 투자심리는 여전히 싸늘하다. 전문가들은 바이오 산업의 미래를 밝게 보면서도 높은 변동성을 감안해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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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되는 악재에 바이오 투자심리 바닥

지난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눈에 띈 업종은 전장 대비 3.40% 상승한 의약품이었다. 8% 넘게 급등한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와 7.65% 오른 한미약품(128940)등이 이 섹터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유한양행(000100), 대웅제약(069620), 셀트리온(068270), 녹십자(006280)등 주요 기업의 주가도 빨간색(상승) 그래프를 그렸다.

그러나 이날 상승은 최근 급락에 따른 반발매수의 성격이 강했다. 저가매수에 좋은 환경이 마련됐을 뿐 추세적 반등이 시작된 건 아니라는 의미다. 한미약품 주가의 경우 올해 줄곧 40만원 위에서 움직이다가 7월 들어 터진 ‘얀센 계약 해지’의 영향으로 곤두박질쳤다. 8월 6일에는 25만2000원까지 내려갔다. 유한양행도 7월 초 26만원을 웃돌던 주가가 한 달 만에 20만원 붕괴 직전까지 갔다.

유가증권시장은 그나마 양호한 편이다. 문제는 코스닥시장의 바이오 민심이다. 코오롱티슈진(950160)의 ‘인보사’ 사태를 시작으로 에이치엘비(028300)·신라젠(215600)등 임상 기대주의 실망스러운 소식까지 연거푸 터지면서 코스닥 바이오 투자심리는 바닥까지 떨어졌다. 무너진 신뢰는 높은 변동성 장세로 이어지고 있다. 9일에도 헬릭스미스는 12% 넘게 치솟은 반면 코오롱생명과학(102940), 신라젠 등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코스닥 바이오업체에 투자하는 개미들은 불안함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7일 한 개인 투자자는 인터넷 주식투자 커뮤니티에 "잊을 만하면 임상 실패 같은 악재가 터진다. 점점 지친다"고 적었다. 또 다른 투자자는 "바이오 투자가 꿈을 사는 것이라던데, 이런 환경에서는 그 누구도 길게 보고 꾸준히 매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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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인 접근 필요"

제약·바이오 산업 자체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전망이 지배적이다. 날로 빨라지는 인구 고령화 속도에 맞춰 제약·바이오의 역할도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냉랭한 증시 분위기와 저조한 신약 개발 성공 확률에도 전문가들이 바이오 투자를 외면할 수 없다고 말하는 이유다.

결국 바이오 투자자 스스로 안전장치를 마련하면서 신중히 접근하는 수밖에 없다. 이태영 KB증권 연구원은 "예상되는 위험을 사전에 회피하거나 손실 발생에 대비해 비중을 조절하는 식으로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보수적인 관점에서 투자할 것을 권고한다"고 했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전체 시황이 안정되면 제약·바이오주도 바닥권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하 연구원은 "제약·바이오주가 반등하면 플랫폼 기술로 신약을 개발하는 종목, 독자 기술을 보유한 종목, 글로벌 임상 2~3상에 진입한 종목 등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준범 기자(bbeo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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