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2 (화)

[기자24시] `피크카 공포`에 대처하는 자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지난주 '피크카(Peak Car) 공포'에 대한 기사를 썼다. 피크카에 대해 취재하던 중 자동차산업협회에서 올 상반기 미국, 중국, 유럽, 인도 등 전 세계 주요 시장의 자동차 판매가 줄었다는 자료가 나와 기획을 했다. 미리 준비는 했지만 미흡한 점이 많았다. 무엇보다 국내 연구자료를 찾기 어려웠다. 피크카는 아직 국내 언론이나 연구자들이 제대로 소개한 현상 또는 개념이 아니어서 정의부터 다시 내려야 했다.

피크카는 자동차 판매가 정점을 찍었다는 뜻이다. 지금부터 또는 특정 시점부터 차가 덜 팔린다는 분석과 전망을 담고 있다. 일단 지난해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9년 만에 처음 줄었다. 판매 감소는 올 상반기에도 계속됐다.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해외 주요 시장 판매량이 상반기에 5.6% 급감했다.

하지만 헷갈린다. 판매는 줄었다가도 늘어날 수 있다. 피크카 시점이 지난해 또는 올해 상반기라면 이제 계속 차가 덜 팔려야 하는데 과연 그럴까.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피크카 시점은 특정할 수 없다.

분명한 사실은 차가 덜 팔리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차량 공유 시장이 눈부시게 커지고 있다. 우버가 최근 사상 최악의 2분기 실적(약 6조원 손실)을 발표했지만 흐름을 막기 어려워 보인다. '마이카(My Car)'를 일주일 내내 주차장에 세워두는 건 빌려 타고, 나눠 타는 것보다 경제적이지 못하다. 도로 위를 달리는 차보다 주차된 차가 많다는 건 차량 1대당 일일 평균 주행거리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통계로 증명된다.

극히 일부 슈퍼카를 빼면 자동차가 부의 상징이 되는 시대도 아니다. 집이 '소유'보다 '거주'의 대상으로 바뀌고 있는 현상과 비슷하다. 집이나 차를 가지지 않는 게 더 경제적일 수 있다는 생각이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만성적인 취업난과 저성장의 영향이 큰 것 같다. 피크카 공포는 이제 시작이다. GM, 포드, 폭스바겐처럼 대대적인 인력·설비 구조조정에 들어갈지, 새로운 길을 찾을지 기로에 서 있다. 전기차, 수소차, 자율차 등 미래차 분야에 일단 희망을 걸어 보지만 총고용 보장은 쉽지 않을 것 같다. 필요한 설비, 부품, 기술이 다르기 때문이다. 정부가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자동차 업계와 긴밀한 소통부터 시작하길 바란다.

[산업부 = 문지웅 기자 jiwm80@mk.co.kr]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