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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소녀상’ 전시 중단에 연대한 한일 예술인들 “폭력에 반대” 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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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의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 그 후'에 출품된 김운성 김서경 작가의 '평화의 소녀상'.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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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극우세력의 압력과 협박으로 일본 최대 예술제인 ‘아이치(愛知) 트리엔날레’에서 ‘평화의 소녀상’ 전시가 중단된 것과 관련해 참가 작가들이 6일 정치 개입과 협박에 항의하는 성명을 냈다.

참가 작가 72명은 이날 성명에서 “일부 정치가에 의한 전시, 상영, 공연에 대한 폭력적 개입과 (전시장) 폐쇄로 몰아세우는 협박과 공갈에 우리는 강하게 반대해 항의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표현의 부자유- 그 후’ 전시는 계속되어야 한다면서 “(중단 결정은) 관객들이 작품을 볼 기회를 박탈하고 활발한 논의를 차단하는 것이며 작품 앞에서 느끼는 분노나 슬픔의 감정을 포함한 한 다양한 이해 방식을 상실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부 정치가가 폭력적으로 개입하고 이게 폐쇄라는 긴급 대응을 낳았다”면서 “우리는 정치적 압력이나 협박으로부터 자유로운 예술제의 회복, 안전이 담보된 자유롭고 활발한 논의의 장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폭력과 정반대의 것”이라며 “연대해서 함께 생각하고 새로운 답을 내는 것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성명에는 트리엔날레에 참여한 박찬경, 임민욱 작가가 참여했고, 베네수엘라 태생의 자비에르 텔레즈, 스페인 국적의 도라 가르시아 등 외국예술가도 동참했다. 여기에는 49명의 일본인 예술가도 이름을 올렸다.

한국 문화예술단체 38곳도 이날 ‘평화의 소녀상 및 표현의 부자유전, 그 후’ 전시에 대한 폐쇄 결정을 철회하라‘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단체들은 “일본 내 상식적인 언론과 문화예술계 지적대로 ‘전후 일본 최대의 검열 사건’”이라면서 “또 표현의 자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각종 국제 협약과 권고, 심지어 일본의 헌법 조항에도 배치되는 ‘표현의 자유 침해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특히 “작품과 관람객, 전시에 대한 안전 조치를 취하는 것과 전시 자체를 폐쇄하는 것은 어떠한 연관성도 없다”며 “폐쇄 결정에 대해 작가와 시민, 국제사회에 사죄하고 전시를 원상 복구하라”고 강조했다.

이에 단체들은 이번 전시 중단 사태를 규탄하는 일본 문화예술인, 시민사회와 연대하겠다고 예고했다.

아이치 트리엔날레 측은 지난 4일 평화의 소녀상이 출품된 '표현의 부자유전(展)·그 후’라는 제목의 전시 코너 전체를 폐쇄했다.

일본 천황제, 오키나와 미군기지 문제 등 일본 사회가 금기시하는 주제를 다룬 17개 작품을 모은 기획전이었다.

전시 중단에 대해 주최 측은 우익의 테러 예고 등 안전 문제를 이유로 들었으나 일본 정부 인사와 정치권의 압박이 계속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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