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식성 고양이에 커피 먹이면 카페인 중독돼
잡식성 사향고양이도 커피 많이 먹으면 위험
일반 고양이와 사향고양이(오른쪽). 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왼쪽), 어웨어 ©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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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고양이 커피 먹여도 되나요? 사향고양이는 커피 먹던데요."
인터넷을 검색하다 보면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질문이다.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고양이가 먹어도 되는 음식을 묻는 경우가 많다. 커피는 고양이가 먹으면 안 되는 대표적인 음식이다.
하지만 고양이가 커피를 마시는 모습이 그려진 그림이나 사향고양이의 똥으로 만들었다고 알려진 '루왁커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고양이가 커피를 먹어도 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고양이에게 커피를 먹여도 되냐는 질문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사진 포털사이트 게시판 ©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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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수의계에 따르면 커피 안에 함유된 카페인은 고양이의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고양이가 커피를 지속적으로 먹게 되면 간과 중추신경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커피를 많이 마신 고양이는 강한 흥분 상태에 빠지고 심박수 증가, 혈압 상승, 발작, 경련 등 중독 증상을 일으키거나 부정맥이나 호흡기 장애로 자칫 폐사 우려도 있다. 또한 고양이는 사람보다 체구가 훨씬 작아 위험에 빠질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사향고양이도 엄밀히 말하면 커피가 아니라 커피 열매를 먹는다. 커피의 카페인 성분은 열매가 아닌 생두라 불리는 씨앗에 함유돼 있다. 사향고양이가 커피 열매를 먹으면 소화기관을 거치면서 위산과 효소 작용으로 단백질이 분해되고 씨앗이 소화되지 않은 상태로 배설된다. 이 씨앗 부분을 세척해 만든 커피가 루왁커피인 것이다.
루왁커피의 소비가 증가하면서 판매량을 늘리는 과정에서 동물학대 논란도 제기된다. 이형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의 저서 '사향고양이의 눈물을 마시다'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농장에서 사육하는 사향고양이 48마리를 조사한 결과 대부분이 영양실조 또는 비만에 시달렸고 카페인에 심각하게 중독돼 있었다. 정신질환으로 정형행동에 시달리고 자신의 팔다리를 뜯어먹고 털을 뽑는 등 이상 자해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농장 케이지에 갇혀 커피 열매만 먹으며 사육당하는 사향고양이. 사진 어웨어 제공 © News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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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에 '고양이'가 들어있다고 해서 사향고양이를 고양이의 한 종류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꽤 많다. 고양이와 체구가 비슷하고 야행성이라는 점만 같을 뿐 사향고양이는 고양이와 전혀 다른 사향고양이과의 동물이다. 고양이보다 족제비, 너구리같은 동물들과 외형이 더 닮았다.
김재영 한국고양이수의사회장은 "일반 고양이는 육식성이지만 사향고양이는 새 등 작은 동물 뿐 아니라 곤충과 바나나, 과일 등을 먹는 잡식성 동물"이라면서 "좁은 케이지에 갇혀 커피만 먹으며 생활한 사향고양이는 스트레스를 받아 우울증에 걸리고 소화기 장애, 관절 이상 등 정신적, 육체적 질환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어 "사향고양이라고 커피 열매만 먹는 것이 아니며 사향고양이가 커피를 먹는다고 해서 집고양이나 길고양이에게 커피를 먹여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카페베네가 지난달 29일 공개한 새로운 BI. 커피를 마시는 고양이 모습을 형상화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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