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日 대응 2732억 포함 5조 8300억 규모
최초 무산 위기, 역대 두 번째 긴 기간 계류
日결의안 최우선 상정, 재석인원 전원 찬성
약 140개 민생법안 119일 만에 본회의 통과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일본 보복적 수출규제조치 철회 촉구 결의안이 가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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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여야가 2일 본회의를 열고 5조 83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의결했다. 지난 4월 25일 국회에 추경안이 접수된 지 99일만으로 헌정 사상 두 번째로 긴 계류기간이라는 불명예를 남겼다.
◇여야 이견에 당초 합의한 1일보다 하루 지연
여야는 이날 오후 열린 본회의에서 일본 경제보복 대응 예산 2732억원 등이 포함된 추경을 통과시켰다. 당초 정부가 제출한 6조7000억원 규모에서 약 1조원이 줄어든 수준으로 일본 대응 예산이 추가된 점을 고려하면 삭감된 액수는 1조3800억원 정도라는 것이 예산결산위원회 의원들의 설명이다. 추경의 재원이 되는 적자국채 발행 액수는 기존의 3조6000억원에서 3000억원이 줄어든 약 3조3000억원이다.
당초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교섭단체 3당은 전날(1일) 추경을 처리하기로 합의했지만 협상에 진통을 겪으면서 본회의 통과가 하루 늦어졌다. 민주당은 막판까지 어떻게든 6조원대 추경 규모를 유지하려고 했지만 제1야당인 한국당은 5조원대를 주장하면서 국채발행 규모도 대폭 줄여야 한다고 맞섰다.
결국 민주당은 반도체 핵심품목 수출규제와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 명단) 제외 등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이 거세지는 시급한 상황을 고려해 5조원 규모 추경안에 합의했다.
앞서 추경은 공직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등에 대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 대상 안건) 지정 사태를 겪으면서 최초의 무산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여야가 좀처럼 감정의 골을 해소하지 못하면서 국회가 수개월간 공전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여야가 극적으로 6월 임시국회에 합의하면서 지난달 19일 추경을 처리하기로 접점을 찾았지만 정경두 국방부장관 해임건의안 표결 처리에 대한 이견으로 합의가 휴짓조각이 됐다. 이후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정경두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를 고집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7월 안보국회를 요구했고 민주당이 이를 수용하면서 다시 추경처리에 물꼬가 트였다.
◇화이트리스트 배제 6시간 만에 日결의안 통과
본회의에서는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와 화이트리스트 배제 등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 철회를 촉구하는 ‘일본 정부의 보복적 수출규제 조치 철회 촉구 결의안’도 의결됐다.
일본이 이날 오전 각의(국무회의 격)에서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을 내린 지 약 6시간 만이다. 지난달 23일 소관 상임위원회인 외교통일위원회에서 관련 결의안이 통과된 것을 기준으로 열흘 만이다.
여야는 해당 결의안을 본회의에 가장 먼저 안건으로 상정해 속전속결로 처리했다. 본회의에 재석한 의원 228명 전원이 찬성표를 던졌다. 정치권이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에 대한 신속한 대응 필요성을 공감한 데 따른 것이다.
이번 결의안은 ‘대한민국 국회는 일본 정부가 대한민국을 상대로 내린 7월 4일 반도체 소재 3개 품목 수출규제와 8월 2일 전략물자 수출 절차를 우대하는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한 일련의 조치가 한일 우호관계의 근간을 훼손한다’며 ‘한일 양국 국민을 고통스럽게 하고 전 세계 자유무역 질서를 퇴보시키는 조치라는 점에서 깊은 우려를 표하면서 일본 정부가 일련의 보복적 수출규제 조치를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당초 외통위를 통과한 결의안은 반도체 핵심품목 수출규제 등에 대한 철회 촉구가 중심 내용이었지만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를 단행함에 따라 본회의 직전 관련 문구가 추가된 수정안이 상정됐다. 수정안은 이인영 민주당·나경원 한국당·오신환 바른미래당 교섭단체 원내대표 등을 포함해 263명이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결의안은 ‘일제 강제동원 문제에 관한 우리 사법부 판결에 대한 보복적 성격으로 일본 정부가 취한 대한(對韓) 수출규제 조치를 단호히 배격한다’고 발의 취지를 명시했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등 약 140개의 민생법안 역시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해당 법안이 통과됨에 따라 근로자는 가족 돌봄·질병·은퇴 준비·학업 등을 근거로 1년 기한 내에서 주당 근로시간을 15시간~30시간으로 줄이는 근로시간단축청구권을 행사할수있게 됐다. 근로시간단축청구권은 다음 해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 및 공공기관 등에 적용되며 2022년까지 기업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특별위원회 연장 등을 제외하고 일반 법률안이 본회의를 통과한 것은 지난 4월 5일 이후 119일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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