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연준, 127개월 만에 금리인하 단행했지만…
파월 "장기 금리인하 사이클 보고 있지 않아" 찬물
美中무역협상, 증시에 큰 영향 없어…기업실적 버팀목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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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27개월 만의 금리인하 단행에도, 뉴욕증시가 1%대 급락했다. 추가 금리인하 기대를 꺾은 제롬 파월(사진) 연준 의장의 ‘입’ 때문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31일(현지시간)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333.75포인트(1.23%) 떨어진 2만6864.27에 거래를 마쳤다고 밝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도 각각 32.80포인트(1.09%)와 98.19포인트(1.19%) 내린 2980.38과 8175.42에 장을 마감했다.
연준은 시장의 예상대로 이날까지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종전 2.25~2.50%에서 2.00~2.2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2월 이후 10년7월 만이다. 또 일종의 양적긴축(QT) 정책인 대차대조표(보유자산) 축소도 조기 종료하기로 했다.
연준은 FOMC 직후 공개한 정책성명서에서 “경기 전망을 위한 정보(지표)의 함의를 면밀히 주시하면서, (경기) 확장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히 행동할 것”이라고 밝혀, 향후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평가를 낳았다.
문제는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에서 비롯됐다. 그는 회견에서 “이번 금리인하는 명확하게 보험적 성격”이라고 했다. 향후 경기침체를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임을 분명히 한 셈이다. 시장에서 바랐던 연내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그는 “추가 금리인하 여부는 앞으로의 경기 전망과 위험에 달렸다”고 했다.
더 나아가 파월 의장은 “이번 금리인하는 ‘중간 사이클’(mid-cycle)의 조정”이라며 “장기적인 금리인하 사이클은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게 아니다”고 했다. 통화완화 기조가 장기간 이어지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 같은 파월 의장의 발언을 두고 시장에선 “금리인하가 ‘원샷’에 그칠 것”으로 해석이 지배했다. 결과적으로 증시에 찬물을 퍼부은 격이 된 것이다.
중국 상하이 현지시간으로 30·31일 진행됐던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은 뚜렷한 성과는 없었지만, 이미 예견됐던 결과였던 만큼,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오히려 미 백악관은 이날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중국 측은 그들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 증대에 대한 약속을 확인했다”며 “건설적이었다”고 긍정 평가하기도 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의 후시진 편집장도 “양측 실무진은 8월에도 밀도 있는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며 “협상이 나쁜 분위기로 끝났다고 말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했다. 양국 고위급 협상단은 9월 초 워싱턴D.C.로 무대를 옮겨 무역협상을 이어나가기로 한 상태다.
그나마 미국 주요기업들의 실적발표가 버팀목 역할을 했다. 애플은 전날 장 마감 후 내놓은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매출과 순익 모두 시장 예상을 뛰어넘었다고 밝혔었다. 이날 애플의 주가는 2.0%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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