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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 해일 138회…대부분 서남해안 폭풍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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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균 강원도청 학예연구사 논문 발표…"동해안 18m 파고 기록"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부산에서 발생한 해일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조선시대 500여년간 한반도에서 발생한 해일 횟수는 138회이고, 그중 서해안과 남해안에서 일어난 폭풍해일이 많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상균 강원도청 학예연구사는 한국사연구회가 발간하는 학술지 '한국사연구' 최신호에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일성록, 증보문헌비고 등을 분석해 조선시대 해일 발생 양상을 분석한 논문 '조선시대 해일의 발생과 대응'을 실었다.

이 연구사는 해일을 장마, 태풍, 풍랑에 기인한 폭풍해일과 지진이 원인인 지진해일(쓰나미)로 나눠 문헌을 검토했다.

그는 조선시대에 일어난 첫 해일은 1407년 7월에 경기도와 황해도 일대 14개 고을이 피해를 본 폭풍해일이고, 마지막 해일 시기와 지역은 1898년 12월 충청도·전라도·경상도 지방이라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충청도가 44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기도 41건, 평안도 32건, 황해도와 전라도 각 23건, 경상도 11건, 강원도 5건, 함경도 3건, 제주도 1건으로 나타났다.

월별로 분석하면 강수량이 많고 태풍이 자주 찾아오는 7월이 27건, 6월이 25건으로 1∼2위였다. 겨울에는 한 달에 1∼2차례만 해일이 발생했고, 봄과 가을은 한 달간 일어난 해일이 10건 안팎으로 집계됐다.

이 연구사는 "서·남해안은 해안선이 복잡하고 바다와 면한 평지가 많아 만조 시 태풍과 풍랑에 의한 폭풍해일이 일어나기 쉽다"며 "사료에 나오는 서·남해안 해일은 모두 폭풍해일로 파악되며 지진해일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남해안 해일은 대부분 높이가 기록되지 않았다"면서 1411년 4월 경기도와 황해도에 3척(약 90㎝), 1703년 11월 황해도 연안에 1장(약 3.3m) 높이 해일이 발생했다고 소개했다. 1434년 7월에는 인천에서 바닷물이 600∼700척(약 182∼212m) 정도 범람하기도 했다.

이 연구사는 동해안 해일이 발생 빈도는 낮지만, 규모가 커 주목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1415년 4월 함경도와 강원도 해안에서 동시에 해일이 발생했다"며 "함경도 영일에서 길주까지 바닷물 높이가 5∼13척(약 1.5∼3.9m)이나 됐는데, 진퇴가 조수 같았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록을 바탕으로 "영흥부 가법이(加法伊)에서는 바닷물이 넘치고 줄기를 반복했는데, 넘칠 때는 높이가 45척(약 13.6m)이나 됐다"며 "강원도에서도 최고 60척(약 18.2m)에 달하는 파고가 기록됐다는 점에서 지진해일이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 연구사는 또 동해안에서 지진해일이 1681년, 1741년에도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일은 피해 규모가 커서 국가에서 주시했고, 중대 재해로 인식돼 국왕에게 즉시 보고했다"며 "해일은 근자에 발생한 새로운 재해가 아니라 과거에도 꾸준히 발생했고, 앞으로도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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