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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시대, 협업만이 살길”…통신3사, 글로벌 ICT와 손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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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시대, 협업만이 살길”…통신3사, 글로벌 ICT와 손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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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장 성장 한계…‘5G 첫 상용화’ 무기로 해외진출 콘텐츠 발굴
SKT, 컴캐스트와 e스포츠 출사표·LGU+, KDDI와 스마트드론 사업
통신 3사 매출 신장 기대·글로벌 ICT기업은 기술시험장 활용 ‘윈윈’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왼쪽)과 터커 로버츠 컴캐스트 스펙타코어 e스포츠 총괄이 지난 2월2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르네상스 호텔에서 두 회사의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한 뒤 손을 맞잡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왼쪽)과 터커 로버츠 컴캐스트 스펙타코어 e스포츠 총괄이 지난 2월2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르네상스 호텔에서 두 회사의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한 뒤 손을 맞잡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박정호 SK텔레콤 사장(56)은 올 초 임원회의에서 “우리 회사가 연평균 5~10% 정도 성장하면서 5년을 간다고 생각하면 매출이 거의 10조원 가까이 증가해야 하는데 글로벌 톱 플레이어들과 손을 잡고 가야 그런 가능성을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에서 우리가 얼마나 많은 사업자들과 협업을 해야 몇 조원의 매출을 늘리겠냐. 몇 조원의 매출을 거두는 회사가 국내에 몇 개나 있다고 생각하느냐”면서 이같이 말했다.

2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과의 협업 성사에 목을 매고 있다. 국내 매출에만 의존하면 성장에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국외 기업과의 합작 사업을 통해 회사를 한 단계 도약시키기 위해서다. 특히 세계 최초로 5세대(G) 이동통신을 상용화했다는 점을 무기로 해외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킬러 콘텐츠’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세계적인 미디어·엔터테인먼트그룹 컴캐스트와 손잡고 3조원 규모의 e스포츠 산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연매출 110조원의 컴캐스트는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방송사이자 미국 1위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로 54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2월 SK텔레콤은 컴캐스트와 e스포츠 공동 사업을 위해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기로 했다. 조인트벤처의 모체는 SK텔레콤이 2004년 창단한 e스포츠 구단 T1으로, 두 회사는 e스포츠팀 공동 운영,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등을 추진한다. 국내에서는 T1의 잠재력을 높게 보지 않지만 국경 바깥에서는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통신사의 글로벌 전략은 각국 정부나 기업과의 개별 접촉을 통해 사업권을 따낸 뒤 해당 국가의 가입자를 유치해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동통신이라는 고유의 영역을 넘어 미디어와 보안, 전자상거래 등으로 사업 분야가 확장됐다. 또 아마존과 구글이 전 세계 인공지능(AI) 스피커 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는 것처럼 선두 반열에 오른 글로벌 ICT 기업들과 협업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도태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1~2위 업체들과 공조관계를 수립하지 못하면 새롭게 떠오르는 시장을 송두리째 뺏길 수 있다”면서 “LTE(4G) 때는 그나마 선방했는데, 그보다 변화가 더 빠른 5G 시대에 퍼스트 무버가 되지 못하면 급속도로 뒤처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ICT 기업들 입장에서도 가장 많은 5G 가입자를 유치한 한국은 테스트베드(기술시험장)로 상당히 매력적이다. KT는 지난 2월 핀란드 1위 통신사 노키아와 5G 네트워크 기술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두 회사가 공동 연구에 합의한 네트워크 슬라이싱은 물리적인 핵심(코어) 네트워크 인프라를 서비스 형태에 따라 다수의 독립적인 가상 네트워크로 분리해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같은 달 LG유플러스는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해치엔터테인먼트와 5G 가상현실(VR) 게임 독점 공급에 합의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일본 통신사 KDDI와 손잡고 스마트드론 사업 확대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SK텔레콤도 국내의 5G 선행효과를 등에 업고 마이크로소프트, 도이치텔레콤, 싱클레어 등 굴지의 기업들과 업무 제휴를 맺은 상태다. SK텔레콤은 이 같은 협력을 통해 지난 5년간 18조원의 벽을 넘지 못한 연간 매출도 큰 폭으로 신장될 수 있다고 본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세계 최초의 5G 상용화 영향으로 글로벌 ICT 기업들이 협력에 적극적인 편”이라고 말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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