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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책에서 세상의 지혜를

유전자 변형으로 탄생시킨 아기, 전방욱 '크리스퍼 베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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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서울=뉴시스】남정현 기자 = 유전자 가위는 유전자의 특정 부분을 정교하게 잘라내는 기술이다. 유전자를 자르고 붙이는 유전자 조작에 사용된다. 그중에서도 2012년 개발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과학저널 '사이언스'가 2015년 12월에 발표한 10대 획기적 과학 연구 성과 중 1위로 꼽힌 기술이다.

3년간 60건이 넘게 인간 유전자 편집에 관한 회의가 개최되고 보고서가 발간됐다. 대부분의 과학자는 DNA에 대해 원하지 않는 변화까지 포함할 수 있는 안전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이 기술을 이용한 배아 편집의 임상 사용을 진행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크리스퍼 베이비'는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사용해 세계 최초로 유전자가 편집된 아이를 탄생시킨 중국의 과학자 허젠쿠이(35)의 발표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지난해 11월8일 'MIT 테크놀로지 리뷰'의 안토니오 레갈라도는 허젠쿠이가 인간 배아 편집을 통한 출산 시험을 중국의 임상시험등록부에 등록했다고 보도했다. 기사가 공개된 후 허젠쿠이는 서둘러 유튜브 영상을 통해 세계 최초로 '루루'와 '나나'라는 가명의 두 소녀가 유전자 변형 아기로 태어났다고 밝혔다.

허젠쿠이는 2018년 11월28일 제2차 인간 유전체 편집 국제 정상회담에서 자신의 실험에 대해 발표했다. 59장의 슬라이드를 사용해가며 비교적 상세하게 실험의 목표, 실험에 참여한 사람들의 조건, 특별한 실험에 대한 동의, 미래에 가능한 일들, 신생아의 건강 모니터링 정책 등 자신의 실험에 대한 기본 정보를 제시했다.

이 책은 제2차 인간 유전체 편집 국제 정상회담에서 허젠쿠이가 발표하고 토론한 내용을 각 장 서두에 수록하고, 이에 따른 여러 문제를 저자의 시각에서 비판적으로 정리했다.

1장은 '크리스퍼 베이비'가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을 비교적 상세히 서술했고, 2장부터 18장은 허젠쿠이의 발표 내용을 중심으로 엮었다. 가장 중요한 내용은 허젠쿠이 사건의 후속 조치와 생식세포 편집 임상 적용의 모라토리엄(유예) 문제를 다룬 19장과 생식세포 편집의 임상 적용을 둘러싼 논의가 바람직하게 이루어지기 위한 대중 참여와 이슈 프레이밍 전략에 대해 다룬 20장이다. 당장 현실로 다가온 유전자 변형 인간의 탄생과 관련, 윤리를 숙고할 시간이 더 필요한지 자문하고 인간의 생식세포 편집에 대해 모두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계기를 마련해 준다.

1장(크리스퍼 베이비의 탄생), 2장(공식 발표), 3장(엉성한 과학), 4장(위험한 실험), 5장(의심스러운 절차), 6장(투명성과 비밀주의), 7장(왜 HIV인가?), 8장(또 다른 유전자 편집 아기), 9장(윤리 심의와 승인), 10장(설득과 대안), 11장(자료의 공개와 논문 출판), 12장(동의 과정), 13장(연구 자금의 출처), 14장(아기들의 장래 운명), 15장(표적 이탈), 16장(규제를 벗어난 연구), 17장(실험의 장기적 결과), 18장(허젠쿠이의 전의), 19장(후속 조치와 모라토리엄 논쟁), 20장(공정한 논의를 위해)

저자 전방욱(63)은 서울대학교 식물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6년 강릉대학교에 부임해 학장과 총장 등을 거쳐 강릉원주대학교 생물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윤리위원장, 아시아생명윤리학회 부회장을 역임했고, 대통령 소속 국가 생명기관윤리심의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272쪽, 2만원, 이상북스

nam_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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