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윤 분당서울대병원 교수…亞 최초 AAIC 기조발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국내 연구진이 알츠하이머병(치매)을 혈액검사로 진단할 수 있는 검사법을 발견했다. 최근 '젊은 치매' 환자들이 늘고 있지만 마땅한 치료법이 없는 가운데 향후 알츠하이머병을 사전에 진단하고 예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지난 1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알츠하이머병 관련 세계 최대 학회인 AAIC(Alzheimer Association International Conference)에서 김상윤 신경과 교수가 알츠하이머병을 혈액검사로 진단할 수 있는 검사법을 발표했다고 26일 밝혔다.
그간 치매는 노인성 질환으로 65세 이상의 고령층에서 주로 발병한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65세 미만에서 나타나는 초로기 치매(45세~64세) 환자가 늘고 있다. 중앙치매센터가 발간한 '2018 대한민국 치매 현황'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치매 환자 수는 약 73만 명(2017년 기준)으로 추정되며, 65세 미만 환자인 젊은 치매(초로기 치매) 환자 수는 약 7만 명으로 전체 치매환자의 9.7%를 차지하고 있다.
아시아 국적 의학자 최초로 AAIC 기조 발표에 나선 김 교수는 알츠하이머병의 병리 기전인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 중에서 독성이 있는 올리고머 형태만 선별적으로 검출해 진단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봤다. 이를 활용해 알츠하이머병을 증상 전에 발견해 조절함으로써 인지기능 장애 등의 증상 발현을 예방해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알츠하이머 치매를 사전에 진단하고 예방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것으로 여겨져 왔으나, 이번 검사법의 발견으로 치매 원인 질환의 7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을 미리 발견해 대처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는 김 교수 발표에 세계 60개국에서 모인 6000여 명의 연구자들은 많은 관심과 지지를 나타냈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일시적 억제는 가능하지만 호전시키기는 어렵다. 특히 증상이 없는 임상 전 상태에서 질환을 진단해 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은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치매 증세의 발병 자체를 막거나 지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또 이번에 발견한 검사법은 고가의 영상검사 장비나 환자에게 심한 고통을 주는 검사가 아니라 의학 진단의 기본에 해당하는 혈액 검사로, 범용적 활용이 가능하며 허가임상연구를 거쳐 지난해 4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료기기 제조품목허가를 획득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아무 증상이 없는 단계에서 알츠하이머병을 진단해 기억장애나 인지장애가 나타나지 않도록 예방적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는 의미"라며 "향후 알츠하이머병 치료의 패러다임이 일시적 증상 호전에서 근본적인 증상 발현의 억제 중심으로 변화할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