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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추가경정예산 편성

“日 핑계로 ‘백지수표’ 요구”…추경 심사까지 멈춰버린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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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보복 대응 추경안 2700억원까지 늘어

-예결위원장 “심사할 근거자료조차 없어”

-與 압박에도 추경안 통과까지 진통 전망

헤럴드경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일본 정부의 수출 보복 조치 대응을 위한 추경안 심사를 중단하면서 국회가 다시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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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식물 국회 속에서도 물밑에서 돌아가던 추경 심사가 멈췄다. 일본의 수출 보복에 대응하겠다며 정부가 요청한 추가 추경 예산안이 결국 문제가 됐다. 야권은 “심사할 수 없을 정도로 빈약한 자료로 사실상 ‘백지수표’를 요구하고 있다”며 심사를 거부했고, 여당은 즉각 반발했다.

23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따르면 정부가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보복 조치에 대한 대응에 필요하다며 추가로 증액한 추가경정예산안은 2700억원에 달한다. 애초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10일 대정부질문에서 언급했던 1200억원에서 2배 이상 늘어난 숫자다.

예결위원들도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일본의 수출 보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추경 증액에는 대체로 찬성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문제는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이 부실하다고 야당에서 보고 있다는 점이다. 김재원 국회 예결위원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여당에서 1200억원은 부족하다며 3000억원을 언급했고, 이후 상임위를 거쳐 예결위에 전달된 예산 증액안을 보니 8000억원에 달한다”며 “그마저도 대부분 중복되고 불필요해 기획재정부로부터 최종적으로 ‘2700억원 정도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는 한마디를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예산을 심사할 아무런 근거자료도 없고 수치조차 안 나온 상태기 때문에 예결위에서 일본의 무역 보복 대응과 관련된 구체적인 자료를 요구한 상태다. 그나마 정부 측에서 예결 소위에 보고하는 것을 거부해 설명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국가 예산 사용권을 아무런 통제 없이 행정부가 백지수표로 사용하겠단 의도로 보였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김 위원장이 “예결위를 열 수 없어 지역구로 내려가 민원상담을 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추경 심사는 사실상 멈췄다. 본회의 일정을 조율 중인 여야 원내 지도부가 극적으로 본회의 일정에 합의하더라도 추경안 통과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한 예결위 관계자는 “추경안은 본예산과 달리 항목이 적어 심사가 본예산처럼 며칠씩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당장 본회의가 언제 열릴지도 모르는 상황이지만, 추경안을 심사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본회의 일정도 자연스럽게 예결위 합의 뒤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여야 지도부 간의 합의 실패로 추경안이 무산될 수도 있다는 위기론까지 나오자 여당은 연일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지금 일본 경제 보복 대응하기 위한 추경 없이 89일째 국회에서 추경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것은 전적으로 한국당 때문”이라며 “두 달이 채 안 되어서 패스트트랙의 휴전 기간은 끝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당의 압박에도 한국당이 정경두 국방부 장관의 해임건의안 표결과 북한 목선 입항 국정조사를 본회의 개최 조건으로 내걸고 있어 양측의 공방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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