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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식품 기능성 표시제는 소재 산업의 성장 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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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권대영 전 한국식품연구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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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을 전공하는 대부분의 학자는 지속해서 모든 식품에 대한 기능성 표시를 강조해 왔다. 오랜 기간 정부를 설득한 끝에 우리나라도 식품에 기능성 표시가 가능해졌다. 제도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 농림축산식품부·식품의약품안전처·국무조정실·기획재정부·4차산업혁명위원회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이를 기회로 우리나라의 기능성 식품 시장이 한 단계 도약의 기회를 갖게 됐을 뿐 아니라 소비자의 알 권리와 선택할 권리가 보장돼 국민의 안전과 건강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식품 기능성 표시제는 ‘어떤 기능이 있는 소재가 이 제품에는 어느 정도 들어 있다’고 표시해 소비자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고 소비자가 합리적으로 식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현재 건강기능식품은 최종 제품이 가진 기능성을 표시하는 반면 식품 기능성 표시제는 우리가 먹고 있는 식품이나 음식에 기능성이 있는 소재가 얼마나 들어 있는지 표시하는 제도라고 이해하면 쉽다.

지금 추진하고자 하는 식품 기능성 표시제가 제대로 자리를 잡으려면 과학적인 근거에 따라 식품 소재의 기능성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는 과학적 근거의 기준으로 합리적으로 설계된 인체적용 시험을 통한 연구결과를 채택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최종 제품이든 식품소재든 관계없이 모든 식품에 적용되는 논리다. 현재 세부적인 제도를 검토하고 있는 민관합동 TF는 이러한 원칙에 위배되지 않도록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우선 과대광고가 사라질 것이다. 근거 없는 가짜 정보가 판치지 못하고 과학적인 근거를 갖고 마케팅이 이뤄질 것이다. 또 소비자는 정확한 정보를 통해 식품을 선택하기 때문에 터무니없는 가격에 식품을 구입할 우려가 사라지고, 더 나아가 전체 국민의 건강 증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산업적인 측면에선 기능성 성분과 소재가 들어 있는 고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업 분야의 발전을 촉진하게 될 것이다. 이로 인해 식품소재 산업도 더욱 발전할 것으로 본다.

소비자는 농산물과 같은 기본 소재에 대한 기능성 정보를 더 알고 싶어 한다. 조리가공 중에 어떻게 변화하고 우리 몸에 소화·흡수돼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정확하게 알려줘야 한다.

기능성 식품소재 산업과 같이 공유적 가치가 큰 산업은 정부의 특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기능성 식품소재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이번 일본 정부 반도체의 기본 소재 수출 금지 조치는 식품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도 주의 깊게 봐야 한다.

식품의 기능성 표시 제도를 통해 우리나라의 식품 산업도 기본 소재 산업에 투자를 확대해 탄탄한 기초 위에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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