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사 일대기 다룬 소설 발간 맞춰
외손녀·외증손녀 러시아서 방한
16일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위종 열사의 외손녀 류드밀라 예피모바 여사와 외증손녀 율리아 피스쿨로바 전 모스크바대 교수, 『시베리아의 별, 이위종』을 펴낸 이승우씨(왼쪽부터). [사진 김영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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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선조는 도덕적으로 매우 훌륭하고 자랑스러운 분이셨다. 이위종의 자손이라는 게 자랑스럽다.”
‘헤이그 특사’ 3인 중 한 명이었던 독립운동가 이위종(1887∼?) 열사의 러시아 거주 후손들이 열사의 삶을 재구성한 역사 소설 『시베리아의 별, 이위종』(김영사) 출간에 맞춰 한국을 찾았다. 이 열사의 외손녀 류드밀라 예피모바(83) 여사와 외증손녀 율리아 피스쿨로바(52) 전 모스크바대 역사학부 교수다.
이 열사는 국권침탈에 항거해 자결한 이범진(1852~1911) 러시아 주재 특명전권공사의 둘째 아들로 태어나 젊은 나이부터 국권 회복을 위한 외교활동을 펼쳤다. 1907년 네덜란드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서 특사로 활동했다는 이유로 일본에 의해 종신형을 선고 받았고, 이후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연해주에서 항일무장투쟁을 벌였다. 1962년 건국훈장 대통령장에 추서됐고, 유족들도 2015년 한국 국적을 부여받았다.
이 열사의 후손들은 16일 서울 서소문동 환경재단에서 열린 책 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 “이위종은 즐겁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잘 만들었고, 이범진은 유머가 있었다고 선조들에게 들었다”고 밝혔다. 율리아 전 교수는 “이번에 출간된 책을 통해 증조할아버지(이위종)가 안중근의 이토 히로부미 저격사건의 초기계획에 개입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고 털어놓으며 “많은 한국인이 계속해서 증조할아버지 이위종을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재야사학자 이승우(69)씨가 쓴 『시베리아의 별, 이위종』은 이위종의 일대기를 담아낸 최초의 작품이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작가 이씨는 “모든 것을 가졌지만, 모든 것을 버려야 했던 인물에 대한 지적 호기심으로 연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열사의 행적을 뒷받침할 만한 사료가 충분하지 않았다. 사망 연도도 제대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씨는 “4년 동안 이위종의 행적을 추적하며 관련 사료를 수집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이위종은 헤이그를 다녀온 뒤 국력을 양성해야 한다고 절감했고 실제로 일본군과 격전을 벌인 독립전쟁론자”라고 했다. 또한 “그는 러시아 귀족 여성과 결혼했는데, 결혼을 위해 러시아정교회로 개종한 로맨티스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밝혀낸 역사적 사실에 일부 상상력을 가미해 이 책을 완성했다.
책에 따르면 이 열사의 죽음에는 일본 정부가 깊게 개입돼 있다. 이 작가가 “공개된 일본 외무성 기밀자료 등을 토대로 추정한 것”이다. 율리아 전 교수는 “지금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악화하고 있는 점은 굉장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일본이 한국에 수출을 막은 물자(불화수소)를 러시아에서 지원해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한-일 두 나라가 합의점을 찾아 원만히 해결하게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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