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형설' 김혁철 살아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김정은 건강해"
"北, 무역적자 확대·무역규모 급감…외환난·식량사정 악화"
"영변 원자로·풍계리 핵실험장·동창리 미사일발사장·산음동단지 특이동향 없어"
국회 정보위 참석한 서훈 국가정보원장 |
국정원은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같이 보고했다고 정보위 소속 여야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민기·자유한국당 이은재 의원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국정원은 "선박 정보제공 사이트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의심 선박인 위치글로리호, 샤이닝리치호, 진룽호 등이 최근까지도 나하, 노슈로 등 일본 항구에 입항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이어 "이 사이트를 통해 확인하면 일본의 어느 항구에 언제 출항했는지 나온다"며 선박 세 척의 일본 항구 입항 사례에 대해 각각 3건씩 총 9건을 보고했다. 다만 국정원은 이들 선박의 구체적인 혐의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입항과 출항을 반복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가 입항 금지 조치를 한 선박 가운데 일부는 최근까지도 일본에 입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정원은 "우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위반 의심을 전달했는데도 일본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국내법 미비를 이유로 입출항을 허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일본의 대응은 미국과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제재 이행 노력 등과 비교해볼 때 미온적이고 소극적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정원은 "그동안 우호적인 관계에서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형식으로 알아서 조치를 취하는 관계를 유지했기 때문에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했다거나 항의하는 방식으로 일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또 '일본의 대북전략 물자 밀반입 사례를 수집한 게 있느냐'는 정보위원의 질의에 "북한의 전략 물자 전체를 관리한다"며 "지금 단계에는 공개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국정원은 "일본이 징용의 문제에서 경제·안보·대북제재 문제로 확산을 시킨다면 밝힐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국정원은 이 자리에서 대북전략 물자 관련해서 국정원 내에 어느 조직이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별도로 국정원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의심 선박 4척에 대해 장기간 억류하고 후속 조치를 취했고, 결의 위반 혐의가 있는 2척에 대해 출항보류 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료 꺼내는 서훈 국가정보원장 |
또 국정원은 '숙청설'이 제기된 김혁철 전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에 대해 "총체적으로 평가해 볼 때 살아있다고 본다"며 "죽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답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해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얘기를 직접 들어보니 건강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이어 "최근 판문점에서 이뤄진 남북미 정상회동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북한이 신속히 반응해 급작스럽게 진행됐다"며 "북한에서는 이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등 외무성 대미 라인이 총출동해 행사를 주도했고, 통일전선부는 지원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이용호 외무상이 외교 전반을 담당하고, 최선희 제1부상이 비핵화 협상 총괄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은 회담의 대표단 자격으로 와서 행사 전반을 관리하고, 현송월은 김정은 위원장 의전의 실무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미간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를 위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고 협상 대표로 미국 측에서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북한 측에서는 김명길 전 베트남 대사 등이 유력하다"며 "싱가포르 공동선언에 반영된 북미 양측의 기본 입장을 바탕으로 협상이 진행될 전망이다. 조만간 실무협상이 재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국정원은 "영변 5MW 원자로는 장기가동 중단 상태로 폐연료봉 재처리 징후가 없고, 북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은 3월 말 외형 복원을 마무리한 이후 특이 동향이 없다"며 "풍계리 핵실험장·산음동 연구단지 등도 특이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북한은 대북제재가 지속되면서 무역규모 급감과 무역적자 확대, 외환난 심화 등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며 "2018년 북한의 무역규모는 28억4천만 달러로 추산돼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무역적자는 23억6천만 달러로 전년 대비 17.5%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또 "최근 북한의 강수량이 예년보다 30% 이상 감소하는 등 가뭄이 심각하고 식량 사정 악화 징후도 나타나고 있다"며 "지금 보유하고 있는 식량이 8월 말이면 소진될 것 같다. 북한은 영농활동 지원에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료 정리하는 서훈 국가정보원장 |
아울러 북한의 헌법 개정과 관련해 "국무위원장을 국가를 대표하는 최고영도자로 규정해 권한을 강화하고 선군 색채를 지우기 위해 주체 선군사상을 김일성·김정일 주의로 대체하는 등 김정은식 통치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경제집중 노선 견지 하에 경제관리 개선 조치 관련 사항을 헌법에 최초로 명문화했고 김정은식 경제관리 방법을 법제화했다"고 국정원은 설명했다.
국정원은 이어 "사회주의 체제의 틀 안에서 동기 부여의 측면, 시장경제 요소를 어느 정도 가미한 측면과 대부분의 권한을 국무위원장으로 집중해 김정은을 격상시키는 방향의 헌법 개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북한 어선의 삼척항 입항 사건과 관련해 "귀순 의사를 밝힌 두 명에 대해 개별 면담과 1·2차 현장검증을 하고, 북한의 대남공작 수법과 비교해본 결과 위장귀순이나 공작임무 등의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귀순한 선장에 대해서는 "수산협동 조합 소속으로 선원 비슷한 사람"이라고 말했고, 귀순한 나머지 1명에 대해서는 "한국 영화를 본 혐의로 조사를 받은 뒤 입원 상태에 있다가 탈북하기 위해 병원에서 몰래 빠져나와 배를 탔다"고 설명했다.
북한으로 돌아간 선원 2명에 대해서는 "한 명은 선장과 같은 회사 조합에 소속된 선원이고, 나머지 1명은 골목 노동자로 생계가 곤란해 선장에 부탁해 고기잡이 배에 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이들 선원을 어부로 본 배경에 대해 "특수훈련을 받은 사람은 목이나 어깨 근육이 발달하고, 어부나 목공 등은 이두박근이 발달하는데 그런 부분에 차이가 있었다"며 "또 산악훈련을 하거나 암벽을 탄 공작원들은 손바닥이나 발바닥 등에 군살이 있고 방아쇠가 닿는 검지에 군살이 있는데 그런 게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국정원은 이어 "배에 침투·도주·공작 등에 필요한 물품이 발견되지 않았고, 최대 속력이 6노트에 불과한 목선을 타고 왔다"며 "간첩선 최대 38노트는 돼야 도주도 되고 침투도 된다. (이번 목선은) 도저히 간첩선에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북한은 어선들의 조업 활동 실태를 총점검하는 가운데 각 수산사업소를 상대로 승선 인원 통제조치를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국정원은 전했다
jesus786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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