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위 해체 수순…"실무 지원 않는데 어떻게 활동하나"
단식 농성 중 지지자와 바비큐 파티…퇴진 압박 거셀 듯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노회찬 의원 서거 1주기 추모학술토론회 '노회찬과 한국정치, 현실 진단과 미래 비전'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19.7.1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바른미래당 내부 갈등 봉합을 위한 혁신위원회마저 기능을 상실하면서 당은 사실상 식물 정당으로 전락한 모습이다.
그럼에도 손학규 대표는 혁신위 활동을 자신을 향한 사퇴압박으로 규정하고 여전히 '물러나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어 당내 갈등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손 대표를 둘러싼 바른미래당의 내홍은 지난 4·3 보궐선거 이후 지속 중이다.
당의 최고 의결기구인 최고위원회의는 손 대표를 옹호하는 당권파와 유승민·안철수 측 인사들을 중심으로 한 퇴진파로 갈라져 세 달이 넘도록 이렇다 할 역할을 못하고 있다.
혁신위마저 주대환 위원장의 사퇴에 당내 일각에서는 해체 수순을 밟는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주 전 위원장 선임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던 만큼 혁신위원장을 재선임 하다 보면 혁신위 활동 기한인 오는 8월15일을 넘길 것이란 전망이다.
혁신위에서는 간사를 위원장 대행으로 임명해, 위원장 재선임 전이라도 회의를 정상 진행할 수 있도록 당헌·당규를 수정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당권파 측 인사들은 요지부동이다.
당권파 측은 혁신위가 손 대표 퇴진 문제만을 다루고 있다고 보고 있어 적극적인 지원을 않고 있는 것이다.
혁신위 측 관계자는 "당 지도부는 우리더러 위원장이 부재중이라도 할 수 있는 활동을 하라고 하지만 실질적인 지원이 없는 상태"라며 "사무처에서 당비 지원 등을 전혀 하고 있지 않는데 어떻게 활동을 할 수 있나. 사실상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 대표는 전날(15일) 최고위원회의 후 혁신위 활동을 "계파 싸움의 연장이라면 이런 혁신위를 계속 해야할 것인가 고민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비공개회의 자리에서도 "나는 이미 만신창이가 됐다. 물러나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손 대표의 강경한 태세에 바른미래당의 내홍은 더욱 진흙탕 싸움으로 변할 기세다.
퇴진파 측 인사로 분류되는 권성주 혁신위원은 손 대표를 향해 혁신위 정상화를 요구하며 단식 투쟁을 벌이는 중이다.
이에 손사모(손학규를 사랑하는 모임) 측 인사들 일부는 권 위원에게 "몰래 짜장면을 먹는 것 아니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비속어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또 권 위원이 단식 중인 지난 주말 손 대표와 함께 경기도 모처에서 '바비큐 파티'를 진행하기도 했다.
다만 손 대표의 버티기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손 대표는 주요 당직에 자신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 출신 인사들을 앉히며 조직을 강화했지만, 손 대표의 최측근이라고 불릴 수 있는 현역 의원은 이찬열 의원 하나 뿐이다.
당내 호남계 인사들이 손 대표를 옹호하고 있지만, 이들 역시 손 대표의 최측근 인사로 보긴 어렵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이념 정체성' 문제만 해결되면 이들 역시 손 대표와 다른 길을 갈 수 있다.
당무 역시 정지 상태가 지속된다면 이에 대한 압박도 점점 더 커질 전망이다. 내년 총선이 얼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당 차원의 이렇다 할 이벤트도 할 여력이 없다면 손 대표를 향한 책임이 점점 더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퇴진파 측 한 인사는 뉴스1과 만나 "(당권파 측에서)야권 정계개편을 이야기 하는 것을 보면 결국 민주평화당과 무엇을 해보려는 것 아니겠나"라며 "손 대표가 물러나야 모든 것이 다시 시작될 수 있다"고 밝혔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지난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신임 혁신위원장 임명과 혁신안 최고위원회 상정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을 펼치고 있는 권성주 혁신위원 앞을 지나고 있다. 2019.7.15/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hjin@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