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성장률 하락이 내 덕이라는 트럼프
“관세로 수천 개 기업이 중국 떠난다” 주장
“시진핑 주석과 관계도 가깝지 않다”고 말해
중국은 “트럼프의 조바심이 읽힌다”고 비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만나 무역협상 재개에 합의했지만 양국 관계는 좀처럼 개선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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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가통계국은 이날 중국의 상반기 성장률은 6.3%를 기록했으며 2분기엔 6.2% 성장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6.2% 성장은 1982년 3월 이래 최저다. 그래도 미·중 무역갈등이란 엄청난 악재에도 불구하고 선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바로 트윗을 날려 중국의 성장률 하락이 관세를 부과한 자신의 공(功)임을 주장했다. 또 “이게 바로 중국이 미국과의 협상을 원하고 또 (중국이) 최초의 협의를 깨지 않았으면 하고 바라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로 우리는 수십억 달러를 받고 있고 앞으론 더 많은 돈이 들어올 것”이라며 “관세는 미국 납세자가 아닌 중국에 의해 지급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의 한 행사에 참석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관계가 불편해졌다고 토로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시진핑)를 좋은 친구”라고 말해왔으나 “지금은 그처럼 가깝지 못하다”고 말했다.
“나는 우리나라 편에 서야 한다. 그는 중국의 편에 서고 나는 미국 편에 서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게 맞는 방식 아니냐”고도 했다. 중국 성장률 하락이 자신의 덕분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노골적인 발언에 중국은 한마디로 기가 막힌다는 표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5일 아침 중국 국가통계국의 성장률 발표가 나오자마자 트윗을 날려 "중국의 2분기 성장률이 27년 만에 가장 느리다"며 이는 관세를 부과한 자신의 덕택이라는 주장을 폈다. [중국 환구망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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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발끈했다. 환구시보(環球時報)는 16일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거명해 비판하지는 못하고 대신 ‘백악관 방면의 반응’이라는 표현을 이용해 반격했다. 우선 관세의 대부분이 미국 기업과 소비자의 부담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 성장률 발표가 나오자마자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을 날린 데서 두 가지 신호를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역전쟁이 빨리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한 워싱턴의 조급함”에 “정치적 필요가 더해졌다”는 것이다.
또 중국의 6.2%란 수치는 미국의 두 배 가까운 성장률인데 이를 조롱하는 미국의 여론은 도대체 어떤 자신감에 근거한 것인가를 물었다. 더욱 놀라운 건 트럼프 대통령의 언론 플레이가 미국에서 먹힌다는 점이라고도 했다.
중국의 성장률 저하는 중국 경제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의 영향이 크고 여기에 미국과의 무역전쟁 여파가 더 나쁜 영향을 준 정도이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게 중국의 논리다.
특히 미국의 관세 부과로 수천 개 기업이 떠나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중국은 올해 상반기 새로 2만 개의 외자기업이 중국 시장에 진출했고 실제 사용 외자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2% 포인트 늘었다고 반박했다.
중국은 단지 미국과의 교역액만 감소했다는 것이다. 상반기 중국의 유럽연합과의 무역은 11.2% 증가했고 아세안과는 10.5%, 일본과는 1.7% 늘었지만, 미국과는 9% 줄었을 뿐이라는 이야기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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