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설훈 최고위원이 일본의 경제 보복과 관련해 16일 이낙연 국무총리의 대일특사 가능성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적절한 시간을 보고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동아일보 기자 시절 도쿄 특파원을 지냈고, 국회의원을 하면서도 오랜 기간 한일의원연맹에서 활동했다.
설 최고위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이 총리가 국내 인물 중 일본을 제일 잘 아는 분인 것은 틀림 없다. 그러나 타이밍이 있다. 지금 총리가 가야 할지 두고 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설훈(오른쪽) 최고위원.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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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전날 라디오에 나와 "이 총리는 대표적인 지일파다. 일본에 굉장한 인맥을 갖고 있다"며 이 총리를 일본에 특사로 파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2일에는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한일 갈등은 정부가 외교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라며 "'일본통'인 이 총리가 일본 특사로 가 문제 본질을 파악하고 해결에 나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이 총리도 지난 9일 대정부 질문에서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자유한국당 주호영 의원이 '일본통인 이 총리의 역할을 많이 기대한다. 국익을 위해 발벗고 나서달라'고 하자, 이 총리는 "30년 가까이 제 나름대로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 왔지만, 이런 국면이 돼 몹시 가슴이 아프다. 제 인생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며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제 노력을 결코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설 최고위원은 대일 특사 파견 자체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그는 "일본에 보낸 우리 실무진이 홀대를 당했다. 그래서 특사가 과연 효과가 있을지 생각을 해봐야 한다"며 "특사는 쌍방의 의견을 받겠다는 조건이 될 때 가는 것"이라고 했다.
최근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소셜미디어에 민중가요 '죽창가'를 올렸고,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국채보상운동'을 언급했다. '야당이 국민들의 감정선을 자극하는 것이라고 한다'는 사회자의 말에 설 최고위원은 "국민의 자존심을 지키자는 취지에서 나온 발언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며 "국가가 침탈당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국민이) 함께 하는 자세가 꼭 필요한 때"라고 했다.
이어 그는 "지금 정부가 확전을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문 대통령 어록을 보더라도 자제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이 예전 힘 없는 우리를 상대하고 있듯이 깔보고 있다"며 "가능하면 외교적 선에서 합의를 짓고, 일본이 자제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틀림없다. 그러나 우리의 마지막 자존심까지 깔아뭉개면 국민 입장에서 대응을 안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손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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