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억류 토고 선박에 북한산 석탄 의심
구매자는 한국 수입업체, 작년에 조사 받아
미국 법무부가 억류해 몰수 소송을 제기한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Wise Honest)'호.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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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북한산 석탄 반입 의혹에 연루됐던 국내 석탄수입업체가 또 북한 석탄을 사들였다는 의혹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
미국의소리(VOA)는 한국 정부가 지난 2월 러시아에서 석탄 3217t을 싣고 포항에 입항한 토고 국적의 선박 ‘DN5505호’를 억류해 조사 중이라고 1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배에 실려있던 석탄의 최종 구매자는 석탄수입업체 A사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회사는 지난해 북한 선박 ‘와이즈 어니스트호’에 실린 북한산 석탄을 산 혐의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의 조사를 받았다. 당시 회사는 실제로 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한국 수사기관으로부터 무혐의 처리를 받았었다.
그러나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올해 3월 연례보고서에서 A사의 실명을 거론하며 A사가 문제의 석탄을 구입하고 비용도 지불했다는 관계자의 증언을 공개했다.
또다시 북한산 석탄 구매 의혹에 휩싸인 A사는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A사 대표 이모씨는 VOA에 관련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원산지증명서 등을 확인해 북한산 석탄일 것이라는 의심은 전혀 하지 않았다”며 “지난해 ‘와이즈 어니스트호’ 석탄 구매가 무산되면서 납기 일자를 지키기 위해 러시아에서 석탄을 구매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억류된 석탄은 2차 운송 분으로, 1차 운송 분은 아무런 문제 없이 하역과 통관이 완료됐다”고 덧붙였다.
VOA는 석탄을 운반한 ‘DN5505호’ 선주도 반복적인 대북제재 위반 의혹에 휘말렸다고 보도했다. DN5505호 선주 도영 쉬핑(Do Young Shipping)은 작년 2월 미국 재무부가 대북 유류 환적 의심 선박으로 지목했던 ‘카트린호’의 소유주와 같다. 지난해엔 북한 선박에 유류를 옮겨 실었다는 의혹을 받은 선박의 소유주가 이번엔 북한 석탄을 운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VOA는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외교부는 VOA에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서 언급하기 어렵다”며 “화물은 수사가 종결될 때까지 통관 보류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엔주재 미국대표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VOA에 “특정 사안에 대해 논평하지 않는다. 모든 유엔 회원국들은 안보리 결의를 지켜야 하고, 우리는 회원국들이 계속해서 그렇게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만 밝혔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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