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석탄 수입업체인 한국의 A사는 지난해 북한산 석탄을 구매했다는 의혹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렀는데, 또 다른 북한산 석탄 의혹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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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이 연례보고서를 통해 이 회사의 실명을 거론하며 "A사가 문제의 석탄을 구매하고 비용을 지불했다"는 관계자의 증언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당시 A사는 "한국 수사기관으로부터 실제로 돈 지급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리를 받았는데, 이번에 또 다른 북한산 석탄 반입 의혹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VOA는 "한국 정부는 올해 2월 러시아 나홋카 항에서 석탄 3217톤을 싣고 한국 포항에 입항한 토고 국적의 선박 'DN5505' 호를 억류해 조사 중인데, 이 석탄의 최종 구매자가 A 사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VOA는 이어 "한국 해경이 A사에 대해 조사 중"이라며 "미국 정보 당국이 한국 측에 관련 정보를 제공해 조사가 이뤄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VOA에 따르면 A사의 대표 이 모씨는 최근 한국 경기도 소재 사무실에서 VOA와 만나 조사를 받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관련 의혹은 전면 부인했다.
이 모 대표는 "지난해 와이즈 어네스트 호의 석탄 구매가 무산되면서, 납기 약속을 지키기 위해 러시아에서 석탄을 구매한 것 뿐"이라며 "원산지증명서 등을 확인해 북한산 석탄일 것이라는 의심은 전혀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특히 현재 억류 중인 석탄은 2차 운송 분"이라며 "지난해 11월 들어 온 1차 석탄 운송 분은 아무런 문제 없이 하역과 통관이 완료됐고, 한국에 반입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당시 무혐의를 받았음에도 세컨더리 보이콧을 우려한 자신의 주 거래 은행이 거래를 끊어 사업을 정상적으로 이어가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VOA는 이와 관련해 "만약 수사를 통해 2차 석탄 운송 분이 북한산으로 드러날 경우, 같은 업자로부터 수입된 1차 석탄 운송 분도 북한산이었다는 의혹을 피할 수 없게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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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례로 A사가 구매한 석탄을 싣고 온 DN5505호 역시 선주가 '도영 쉬핑(Do Young Shipping)'이었는데, 도영 쉬핑은 이미 지난해 2월 미국 재무부가 대북 유류 환적 의심 선박으로 지목한 '카트린(Katrin)' 호의 소유주와 동일하다.
카트린 호는 지난 2월 부산항에서 대북 제재 위반 의혹으로 출항 보류 상태에서 조사를 받았으며, 한국 외교부는 지난달 이 선박에 대해 고철로 폐기 작업을 시작했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또 도영 쉬핑은 'DN5505호에 실린 석탄이 폭발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한국 정부에 하역을 요청해 최근 포항 신항에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한국 외교부는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서 언급하기 어렵다"며 "화물은 수사가 종결될 때까지 통관 보류 조치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엔 주재 미국대표부 대변인실 관계자도 VOA와의 인터뷰에서 "특정 사안에 대해 논평하지 않는다"면서도 "모든 유엔 회원국들은 안보리 결의를 지켜야 하고, 우리는 회원국들이 계속해서 그렇게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용어설명> 세컨더리 보이콧
Secondary boycott. 제재 국가와 거래하는 제3국 정부뿐 아니라 기업·금융기관·개인까지 제재하는 행위. 세컨더리 보이콧은 제재를 발동한 국가의 일방적인 결정이기 때문에 제3국이 그 제재에 동의했는지와 관련이 없다. 때문에 제재 범위 역시 그 국가의 권한 내에서만 결정된다. 또 세컨더리 보이콧은 제재 대상국과의 거래 방식이 합법이든 불법이든 관계없다.
suyoung071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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