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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나랏말싸미' 故전미선, 아름다운 배우의 위대한 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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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사진=영화 나랏말싸미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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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한예지 기자] 故전미선, 아름다운 배우의 위대한 유작이 남았다.

1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나랏말싸미'(감독 조철현·제작 영화사 두둥) 언론시사회에는 조철현 감독과 주연배우 송강호 박해일이 참석해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나랏말싸미'는 개봉 전부터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야 했다. 극 중 소헌왕후를 연기한 전미선이 지난 6월 25일, 연극 공연차 내려간 전주의 한 호텔에서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해 운명을 달리했던 것이다. 해당 사건이 벌어지기 불과 4일 전 열린 '나랏말싸미' 제작보고회에서도 환한 미소를 보였던 고인이기에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은 모두에 충격을 줬다.

특히 '살인의 추억' 이후 16년만에 송강호 박해일 전미선이 한 자리에 모인 것으로 고인 또한 이를 기뻐하며 "두 사람에게 더 의지하게 된다"고 말했던 만큼, 더 애틋하고 오랜 동료를 잃은 주연배우 송강호 박해일의 슬픔은 더 컸다.

'나랏말싸미' 제작사 두둥 대표는 이날 행사에 앞서 "고 전미선 배우님의 비보를 접하고 충격에 빠졌었다. 그래서 영화보다 고인을 위한 애도가 먼저라고 생각했다. 개봉을 연기해야 한단 의견도 나왔다. 유족 분들과도 얘기를 나눴다. 하지만 고인의 마지막 모습이 담긴 영화를 많은 분들이 보시고 좋은 영화, 최고의 배우로 기억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개봉을 진행하게 됐다"고 알렸다.

이어 "다만 일정을 최소화했다. 저희 진심이 왜곡될까봐 조심스러운 건 사실이지만 여러분께서 함께 해주실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송강호 또한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모두가 슬픔 속에서 이런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특히 극 중 천도제를 찍는 신에 대해 "하필 저희 아버님이 돌아가신 날이었다. 그 신을 빨리 끝내고 서울에 올라왔던 기억이 있는데 또 이런 결과가 되니 저희도 영화를 보며 이루 말할 수 없는 착잡함이 있었다. 의도치 않았지만 이 영화의 슬픈 운명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고, 이 영화가 슬픈 영화가 아니라 그 슬픔을 딛고 아름다운 얘기로 남을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고 있다"고 했다.

박해일은 촬영 당시 고인에 대한 기억이 생생하다며 "치열하게 연기하고 촬영 마치면 오순도순 과거 작품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작품에 대한 설렘도 나눴다. 그런 추억이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이 자리에 함께 하지 못해서 안타깝고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선배님의 마지막 작품을 함께 하게 돼 너무나 영광"이라고 했다. 이어 "보시는 분들도 저희 작품을 따뜻한 온기로 감싸주시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조철현 감독은 결국 목이 매어 "힘이 들다"며 눈물을 보였다.

실제 영화에 담긴 고인의 모습은 안타까움과 동시에 뭉클한 감동을 더한다. 세종의 약한 모습까지 보듬으며 한글 창제에 뜻을 보탠 품이 너른 여장부 소헌왕후 역으로 분한 전미선은 차분하면서도 기품과 위엄이 배어 나오고, 기존 궁중 사극의 여성들과는 180도 다른 현명하고 당당한 현대적 여성 캐릭터의 모습으로 강렬한 아우라를 발산한다. 혜안과 강단으로 길을 터가는 소헌왕후는 '나랏말싸미'의 당당한 주역이다.

'나랏말싸미'는 모든 것을 걸고 한글을 만든 세종과 불굴의 신념으로 함께한 사람들, 역사가 담지 못한 한글 창제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영화이다. 7월 25일 개봉.

[스포츠투데이 한예지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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