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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N현장] '주전장', 일본계 미국인이 위안부 영화를 만든 까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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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데자키 감독이 15일 오전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영화 '주전장' 시사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주전장'은 우익들의 협박에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뛰어든 일본계 미국인인 미키 데자키 감독이 한미일 3개국을 넘나들며 3년에 걸친 추적 끝에 만든 새로운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2019.7.15/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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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데자키 감독이 15일 오전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영화 '주전장' 시사회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주전장'은 우익들의 협박에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뛰어든 일본계 미국인인 미키 데자키 감독이 한미일 3개국을 넘나들며 3년에 걸친 추적 끝에 만든 새로운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2019.7.15/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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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이 일본계 미국인은 왜 위안부 문제를 파헤치게 됐을까.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영화 '주전장'(미키 데자키 감독)의 언론배급시사회 후 내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주전장'은 위안부 문제를 다룬 영화. 미키 데자키 감독의 내한은 우리나라에 대한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가 행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라 더욱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날 미키 데자키 감독은 "(한국에) 와서 들었는데 지금 마침 아베 총리가 이슈를 만들어줘 이 영화에 대한 관심이 모이고 있다고 들었다. 아마도 아베 총리에게 감사해야 할 것 같다"고 인사하며 웃음을 줬다.

'주전장'은 일본계 미국인인 미키 데자키 감독이 3년간 한국, 미국, 일본 3개국의 관계자들을 인터뷰하며 위안부에 대한 진실을 파헤쳐가는 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이 영화는 일본 극우세력을 카메라에 정면으로 담아내 2019년 4월 일본 개봉 당시 폭발적인 화제를 모았다. 영화에 출연한 우익 논객들이 상영 중지를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미키 데자키 감독에 대한 고소 협박을 하는 등의 반발이 이어졌다.

실제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정부의 종군위안부 강제 동원을 둘러싼 일본과 한국, 미국의 지식인 정치인들의 치열한 논쟁을 인터뷰 형식으로 담았다. 등장하는 인물들의 의견은 대체적으로 두 가지로 나뉘는데, 일본 정부에 의한 성노예 강제 동원을 부인하는 쪽과 이를 '국제적 인권'의 문제로 보고 일본 정부의 사죄와 보상을 요구하는 쪽이다.

그야말로 다채로운 인물들이 인터뷰에 응했다. 자민당 중의원 의원인 스기타 미오부터 야마모토 유미코 나데시코액션 대표,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후지오카 노부카츠 교수, 우익 인사 사쿠라이 요시코, 우리나라 일문학자 박유하씨와 프랭크 킨테로 전 캘리포니아 글렌데일 시장, 역사학자인 하야시 히로후미,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현 정의기억연대) 대표 등이다. 수십명의 목소리를 통해 위안부 문제의 실체에 다가갈 수 있다.

미키 데자키 감독은 "이 영화는 굉장히 여러가지 주제를 담고 있다. 그 중에서도 한 가지 제가 주목한 것은 위안부 문제를 국제법상으로 법적으로 어떻게 보고 정의할 것인가에 대한 것"이라면서 "성노예, 강제징집 등 용어에 대해서도 국제법상으로 정의가 있다. 이 각각의 단어들에 법적 정의가 분명히 존재한다. 이런 법적 정의를 시도하면서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한국, 일본 동의할 수 있는 공통의 용어를 정리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이어 데자키 감독은 "제가 변호사들, 법률가들에게 들은 바에 따르면 위안부 문제를 국제 법정상에서 다뤄보자는 제안도 있었는데 일본 정부가 거부했다고 알고 있다. 일본인이 정말 이 문제 해결하고 싶다면 정부가 이 문제를 국제 법정에 가져갈 수 있도록 정부를 압박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미키 데자키 감독이 위안부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언론인인 우에무라 타카시가 일본 신민족주의자들에게 공격 받는 것을 보고나서다. 그는 "내 경우와 유사하다, 하는 공감을 느꼈다. 관계가 있구나하는 공감, 저도 유튜브에 영상을 올렸다가 그런 비판을 받은 경험이 있었다"면서 "한국 사람 일본 사람들 사이에 정보의 차이, 갭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각각 나라에서 얻는정보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돼서 그 때문에 논쟁과 싸움으로 귀결된다고 생각해다. 2시간 영화로 이 이슈를 다루면서 이 위안부 문제를 자세히 소개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소개를 통해 양국 사람들이 몰랐거나 한 번도 본 적 없는 정보를 알게 되면 서로를 이해하고 증오를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영화의 취지를 설명했다.

미키 데자키 감독은 지난 4월 개봉 후 일본의 반응에 대해서도 전했다. 그는 "일본의 젊은 세대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거의 잘 모른다고 할 수 있다"면서 "영화에 대한 반응은 넘치도록 긍정적이었다. 트위터에서 반응을 볼 수 있는데 다큐멘터리를 얼마나 많이 봤는지 모르곘지만 '지금까지 본 다큐멘터리 중 최고다' 하는 반응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 "오래 전에 일본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적이 있는데 그때 학생들도 영화를 보고 충격적이라고 했다. 이런 문제가 있었는지 잘 몰랐다, 아베 정권이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루는지 전혀 몰랐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우익들의 반발도 만만찮았다. 데자키 감독은 "일본에서 개봉 후 수정주의자들이 영화에 대해 불신을 조장하기 위해 활동했다. 내가 그들을 속였다. 그들을 속였다는 말을 많이 하고 있다. '이 영화를 믿지 말라' '보지 말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주위를 분산시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한 발 더 나아가 저를 고소하려고 하고 있다. 이 사람들의 주장은 부조리하고 이치에 맞지 않는 게 많다. 사건 자체에서는 내가 유리한 게 많다. 판결은 법정에서 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데자키 감독이 '성노예'가 아닌 '위안부'라는 용어를 쓰는 것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 데자키 감독은 "위안부라는 용어를 쓴 것은 상대적으로 중립적인 단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면서 "물론 말씀하신 것처럼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서 성노예 문제 해결 위해 활동하는 분들이 (용어를)성노예로 전환하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언론에서 사용할 때, 일본 언론까지를 감안할 때 위안부라는 용어가 상대적으로 중립적이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생각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미키 데자키 감독은 "한국에서 보이콧 재팬' 사태가 일어나고 있다"는 말에 "우선은 한국 관객들에게 이 영화는 일본 영화가 아니니까 보이콧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며 "영화 안에서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부분인데, 일본 정부와 일본 사람들의 의견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일본 사람들이 일본 정부의 관료들을 뽑기는 했지만 그들의 의견, 생각은 다 다르다. 그 다름을 영화 안에서 만나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해 안 좋은 생각을 가져도 정책에 대한 것이지 사람에 대한 것이 아니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주전장'은 오는 25일 개봉한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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