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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수간호사가 ‘수다스러운 아줌마’?···간호사들 드라마 ‘의사 요한’에 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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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오는 19일 첫방송을 앞둔 SBS 금토드라마 <의사 요한> 포스터.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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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취통증의학과 의사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SBS 드라마 <의사 요한>이 수간호사 캐릭터를 ‘수다스러운 아줌마’ 등으로 소개했다가 항의를 받아 수정했다. <의사 요한>은 <녹두꽃> 후속 새 금토드라마로 오는 19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당초 <의사 요한>제작진은 등장인물 소개에서 수간호사인 ‘홍 간호사’를 “일명 홍간. 통증의학과의 생생 정보통이자 호기심 천국. 병원에서 일어나는 대소사를 사사건건 알아야 하고 퍼뜨려야 직성이 풀리는 수다스럽고 호들갑스러운 아줌마”라고 표현했다.

또 간호사 3년차인 ‘나 간호사’에 대해선 “마르고 왜소한 체격이지만 대식가에 인기 먹방 채널을 운영한다. 통증 센터 접수처를 꿰차고 앉아 틈틈이 먹고, 먹다가 퇴근하던 일상이 차요한의 등장으로 백팔십도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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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취통증의학과 의사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SBS 드라마 <의사 요한>이 수간호사 캐릭터를 ‘수다스러운 아줌마’ 등으로 소개했다가 항의를 받아 수정했다.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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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누리꾼들은 간호사에 대한 설명이 지나치게 사적이고 성차별적이라고 지적했다. 한 누리꾼은 “간호사 캐릭터들은 이름조차 없다”며 “실제 간호사들은 존칭을 쓰며 서로 이름 뒤에 쌤(선생님)을 붙인다. 수간호사를 두고 ‘홍간’이라고 부르는 게 말이 되냐”고 비판했다.

자신을 간호사라고 소개한 또 다른 누리꾼은 “간호사들의 전문성과 지위는 무시한 채 ‘아줌마’ ’소문을 퍼뜨린다’ ‘접수처를 꿰차고’ 등의 표현으로 폄하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간호사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데 드라마가 이를 부추긴다”고 지적했다.

5년차 간호사 ㄱ씨는 “수간호사는 병동 팀 회의를 주관하고 지도할 정도의 지위를 가지고 있다”며 “간호사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 없이 캐릭터를 설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간호사들은 환자 정보 등을 누설하지 않는다는 의료 정보 보안서약서를 기본적으로 작성한다. 간호사도 의료인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중심으로 이러한 비판이 이어지자 제작진은 간호사 캐릭터 설명을 전면 수정했다. 간호사들의 전문성을 부각시키고 ‘홍간’, ‘수다스러운 아줌마’ 등의 표현을 없앴다. ‘홍 간호사’ 캐릭터는 “통증의학과 수간호사. 손도 눈치도 빠른 베테랑으로 통증의학과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화통하고 시원시원한 성격으로 모두와 잘 어울리는 분위기 메이커이다”라고 수정했다.

‘나 간호사’ 캐릭터는 “통증의학과 간호사. 외래 환자 몇 안 돼 늘 한산하던 통증센터 접수처가 차요한의 등장으로 백팔십도 달라지면서 통증팀원들과 손발을 맞춰나가며 성장한다. 마르고 왜소한 체격이지만 반전으로 대식가에 인기 먹방 채널을 운영 중”이라고 변경했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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