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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자외선에 오래 노출되면 눈도 화상 입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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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계절 주요 눈 질환 / 광각막염, 햇빛에 지속 노출때 발병 / 모래 들어간듯 이물감과 함께 충혈 / 젊은 나이 불구 백내장 위험도 높여 / “외출시 자외선 차단 선글라스 필수”

요즘 같은 여름철 피부건강 관리의 기본은 태양을 피하는 것, 즉 자외선 차단이 관건이라 할 수 있다. 뙤약볕 아래에서 오랜 시간 야외활동을 하다 보면 일광화상과 색소침착 등이 생길 수 있어 자외선차단제를 바르는 등 피부관리에 비상이다. 그런데 많은 이들이 자외선에 손상되는 피부 걱정은 해도 자외선으로 인한 눈 건강에 대한 인식은 부족하다. 자외선에 오래 노출되면 피부가 화상을 입듯이 눈도 화상을 입을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각막화상이라고도 불리는 광각막염을 말한다. 각막상피 세포에 화상 증상과 함께 염증을 유발하는 안질환이다. 이뿐 아니다. 군날개나 백내장도 자외선에 오래 노출할 경우 생기는 안과 질환들이다. ‘몸이 1000냥이라면 눈은 900냥’이란 말은 눈이 신체 중 가장 빨리 노화가 시작되는 곳으로 그만큼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눈은 한 번 망가지면 되돌리기가 어려운 만큼 건강할 때 제대로 관리하는 게 최상이다. 자외선으로 유발되는 주요 눈 질환에 대해 살펴봤다.

세계일보

자외선에 오래 노출되면 피부가 화상을 입듯이 눈도 광각막염과 화상을 입을 수 있어 눈 건강을 위해서도 자외선 차단은 필수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정종진 교수가 내원자의 안과 질환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


◆눈의 화상, 광각막염

강하고 뜨거운 햇볕에 눈이 지속적으로 노출될 때 나타난다. 각막 상피세포에 일시적인 화상 증상과 함께 염증이 발생한다. 화상을 입은 순간에는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반나절 정도 지나면 마치 모래가 들어간 것처럼 눈이 따갑거나 가렵다. 과도하게 눈물이 나고, 눈이 부시거나 시리고, 시야도 흐려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악화될 경우 이물감과 함께 심한 충혈까지 동반된다. 빛에 의한 눈 화상은 햇빛뿐만 아니다. 접공의 경우, 보호고글을 착용하지 않고 용접을 하게 되면 용접 시 나오는 빛에 의해 화상을 입을 수 있다. 이 역시 당시에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일과 후 늦은 저녁이나 밤에 통증을 호소하면서 응급실을 찾는 경우도 있다. 광각막염을 방치할 경우 손상된 각막을 통해 2차 세균감염이 진행될 수 있다. 심각해질 경우에는 실명까지 이를 수 있는 황반변성 등과 같은 다른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위험하다. 광각막염 증상이 생기면 병원에 바로 방문해 검사를 받아야 한다.

◆젊은층도 예외 아닌 백내장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정종진 교수는 “백내장은 눈의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안과 질환으로 대체로 노화로 인해 나타나지만 오랜 시간 자외선에 무방비로 노출될 경우 젊은 나이에도 발병할 수 있다”며 “자외선은 백내장의 원인이라기보다 수정체를 변성시키는 주요 위험 요소인 만큼 예방을 위해서는 요즘 같은 여름철에는 자외선 제대로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증상은 눈이 뿌옇거나 안개가 낀 것처럼 보인다. 심한 경우 사물이 이중으로 보인다. 평소 항산화제 복용하면 예방에 도움이 된다. 하나 무엇보다 50대 이상부터는 정기 검진을 통해 백내장 발생 여부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백내장 치료는 적절한 시기에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수정체 삽입수술을 진행한다. 수술 시기는 본인이 불편할 때 받으면 되지만 지나치게 오래 두면 녹내장, 포도막염 등의 합병증으로 수술이 어려워지므로 적절한 시기에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시력 저하 유발하는 군날개

눈 안쪽의 결막으로부터 눈동자 방향으로 희뿌연 날개 모양의 섬유조직이 자라는 안과질환이다. 익상편이라도 한다. 작을 때는 별다른 증상이 없으나 점차 자라면서 충혈, 자극감, 시력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발병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진 않았으나 주로 자외선과 유전적인 요인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오랜 자외선 노출로 인해 흰자의 결막조직이 검은자인 각막 부분으로 자라 들어간다. 시력장애나 실명을 일으키는 치명적인 질환은 아니지만 심해질 경우 시력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 눈이 자주 충혈되고 미관상 하얀 막이 눈동자에 보이기 때문에 일상생활에 불편을 줄 수 있다. 군날개가 생기면 난시 증상으로 시야가 찌그러지거나 퍼져 보이고 중심부까지 증식하게 되면 시축을 가려서 심한 시력저하를 유발하기도 한다. 치료법으로는 약물치료와 수술치료가 있다. 군날개가 서서히 자랄 경우 인공눈물이 증상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고, 진행속도가 빠를 경우 염증 조절제가 진행 시기를 늦추는 데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심하게 진행한 경우에는 수술로 제거하는 방법이 있지만 재발 확률이 높다. 재발 시 군날개가 자라는 속도도 더 빠르고 두껍게 생기기 때문에 증상이 심하지 않거나 재발 확률이 높은 젊은 환자들은 수술을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자외선으로 인한 이런 안과 질환 예방을 위한 최선책은 외출시 선글라스 착용이다. 선글라스는 제대로 골라야 한다. 자외선 차단율이 100%인 렌즈를 고른다. 렌즈 착색 농도는 70~80% 정도가 좋다. 너무 짙은 선글라스는 오히려 동공이 빛을 받기 위해 확대되기 때문에 지양해야 한다. 렌즈 크기가 커서 렌즈의 옆 공간으로부터 들어오는 자외선도 차단되는 형태가 좋다. 선글라스에 흠집이 많이 있거나 오래되었으면 교체해야 한다. 보통 2년 주기로 교체가 권장된다. 정 교수는 “자외선 차단은 피부뿐 아니라 눈 건강을 위해서도 필수다. 자외선 차단을 위해 외출할 때는 반드시 선글라스 착용하고 보조적인 수단으로 양산이나 챙이 넓은 모자 등을 이용해도 평소 눈 건강을 챙기는 것이 안과 질환을 막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출 후에 눈에 조금이라도 안과질환 증상이 느껴지면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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