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 정치부회의 #여당 발제
[앵커]
국회가 오늘(12일)부터 6조 7000억원 규모의 추경안 심사에 본격적으로 돌입했습니다. 야당은 추경의 적절성 여부를 꼼꼼하게 따지고, 선심성 예산은 철저히 심사해 삭감하겠다고 밝혔죠.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3000억원을 추가하겠다는 방침인데 야당 입장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오늘 최 반장 발제에서 국회 상황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지난 4월 25일 국회에 제출된 지 79일 만에 추경안에 대한 예결위 심사가 시작됐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김재원 한국당 의원이 위원장으로 선출됐고 윤후덕, 이종배, 지상욱 의원이 각각 여야 간사로 선임됐습니다. 예결위는 오늘과 15일 종합정책질의를 하고 17, 18일 소위에서 정밀심사를 거쳐 6월 임시국회 마지막날인 19일 전체회의를 열고 추경안을 처리한다는 시간표를 세워놨습니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본회의 의사일정을 여야가 합의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한국당은 이렇게 주장합니다.
[나경원/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그토록 본회의를 열자며 18일, 19일 양일 본회의를 고집했던 여당입니다. 그런데 정경두 장관 해임 건의안 이야기가 나오니 본회의 일정 협의마저 줄행랑치고 있습니다.]
추경 심사에 국무위원들이 대거 참석하지 않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이낙연 총리는 내일부터 중앙-서남아시아 4개국 순방을 떠나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현재 아프리카를 방문중이죠. 오늘 예결위에 나온 이 총리는 사과를 하면서도 불가피한 사정을 설명했습니다.
[이낙연/국무총리 : 저희 정부의 사정을 설명 드리자면 국회법상 국회가 짝수 달에 열리게 되어있기 때문에 불가피한 외국 방문 일정은 늘 홀수 달로 맞춰서 준비를 해왔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 시기가 이렇게 일치돼서 몹시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야당은 예결위에 출석해야 할 기관장 절반 이상이 전체적이든 일시적이든 불출석 입장을 밝혔다고 비판했는데요. 막상 추경 심사를 하려고 하니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나오지 않는 등 정부가 추경을 통과시킬 의지가 있기는 한 것이냐고 되물었습니다.
[이종배/국회 예결위 자유한국당 간사 : 어떤 분은 이미 예약됐다고 해서 방송 녹화 때문에 출석을 못 하겠다.
이런 사유를 제출합니다. 그것도 생방송도 아니고 녹화입니다.]
[이현재/자유한국당 의원 : 이러면 예결위 하지 맙시다. 그래. 예결위를 뭐 하러 해. 참석 안 하는데…]
본격적으로 돌입한 심사에서 여야 팽팽히 맞섰습니다. 민주당은 재해재난 복구 대책과 선제적인 경기대응을 위해 최대한 야당을 설득해 원안대로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지요. 그러나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총선을 겨냥한 선심성 예산이 많다며 대대적인 삭감을 벼르고 있습니다.
[윤후덕/국회 예결위 더불어민주당 간사 : 많이 늦어졌습니다. 그리고 또 늦어진 만큼 또 현장에서 애타게 추경예산이 풀려서 지역경제에 활성화를 바라는 그런 바람들이 많습니다.]
[이종배/국회 예결위 자유한국당 간사 : 현 정부가 재정만능주의, 또 재정중독에 빠진 것은 아닌지. 또 정책 실패를 덮기 위해서 재정을 악용하는 것은 아닌지 꼼꼼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당은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긴급 예산으로 최대 3000억원을 추가로 추경에 반영해야 한다고 제안했지요. 당초 증액을 제안한 바른미래당은 긍정적으로 보고 여당이 명확한 원칙과 기준을 제시한다면 논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한국당은 갑자기 돈을 투입한다고 새 기술이 개발되는 것도 아니고 추경만으로 수출규제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입장입니다.
[정용기/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 : 그저께 경제부총리가 추경에 1200억 얘기를 했습니다. 하룻밤 자고 일어나니까 여당에서 어제는 3000억 얘기를 합니다. 자고 일어나니깐 1800억 늘려서 3000억 얘기하면 뚝딱 나오는. 국민들 돈을 얼마나 가볍게 생각하면 이런 식으로 추경의 문제에 접근하는가.]
이낙연 총리는 "정부는 지체 없이 집행할 준비를 갖췄다"며 이번 심사 과정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따른 지원 사업 예산이 추가될 수 있도록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총리는 사흘간 진행된 대정부질문에 이어 오늘까지 이렇게 여야 의원들의 질문 공세에 맞섰는데요. 특히 대정부질문 마지막날 마지막 주자로 나선 전희경 한국당 의원과 건건이 신경전을 주고 받았습니다. 시작은 '김원봉'이었습니다.
[전희경/자유한국당 의원 : 우리 아이들이 도대체 뭘 보고 배우겠습니까?]
[이낙연/국무총리 : 대통령은 6.25전쟁을 부정한 적이 없습니다.]
[전희경/자유한국당 의원 : 김원봉은요?]
[이낙연/국무총리 : 누구요?]
[전희경/자유한국당 의원 : 김원봉이요. 안 들리세요?]
[이낙연/국무총리 : 네 잘 못 들었습니다.]
[전희경/자유한국당 의원 : 김.원.봉]
[이낙연/국무총리 : 김원봉이요? 설명드릴까요?
[전희경/자유한국당 의원 : 네]
[이낙연/국무총리 : 역사적 사실을 말했던 것뿐입니다.]
[전희경/자유한국당 의원 : 광복군에 김원봉에 대한 평가와 장준하 등의 김원봉 평가를 총리께서는 한번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이낙연/국무총리 : 예. 제가 의원님만 하겠습니다만은 저도 공부를 하는 사람입니다.]
이렇게 마무리되나 했더니 지난 6월 청와대에서 열린 보훈가족 초청 오찬을 놓고 다음 라운드가 펼쳐졌는데요. 전 의원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이 테이블에 올려져 있던 것을 언급하며 "밥이 넘어 가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이자 이 총리 "세심함이 부족했다"라고 답했는데요. 뭐가 문제였을까요? 이어서 보시죠.
[이낙연/국무총리 (11일) : 세심함에서 아쉬웠다. 그 말씀을 드렸습니다.]
[전희경/자유한국당 의원 (11일) : 세심함이라는 말은 그런데 쓰는 말이 아니죠. 비정함입니다. 비정함의 발로라고 생각합니다.]
[이낙연/국무총리 (11일) : 저도 의원님만은 못하지만 저도 국어깨나 했습니다.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
[전희경/자유한국당 의원 (11일) : 잘 사용하시길 바랍니다. (네.)]
물론 대정부질문에 승패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다정회 가족분들이 보시기에는 이낙연 총리와 전희경 의원의 설전. 누가 승자로 보이시나요?
오늘 발제 정리합니다. < 추경 심사 본격 돌입…"원안 사수" vs "총선용 삭감" >
최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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