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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아베 "美, 위안부합의도 지지"…트럼프, 韓 위해 중재 나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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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오바마 환영했지만 한국은 안지켰다"

징용과 함께 위안부 합의 '약속 위반'부각

"아베,트럼프에게도 관련 설명 했을 수도"

美의 적극적 중재 역할 여부에 변수될 듯

참의원 선거(7월21일)운동 시작을 앞두고 일본기자클럽이 주최한 지난 3일 당수토론회.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에 관해 ‘역사인식의 문제를 통상정책과 엮어서 되겠느냐’는 질문을 던진 패널을 향해 아베 신조(安倍晋三)총리가 이렇게 쏘아부쳤다.

중앙일보

지난 2014년 3월 한미일 정상회담이 핵안보정상회의 개최지인 네덜란드 헤이그 미국대사관저에서 열렸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주최하는 형식으로 열리는 이 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 3국 정상은 북핵 및 핵비확산 문제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박 대통령은 네델란드에서 일정을 마치고 다음 순방지인 독일로 향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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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용문제는 역사문제가 아니라 국제법상 국가간 약속을 지키느냐의 문제다. (2015년의)위안부 합의도 정상간의, 외교장관사이의 합의였다. 유엔도,당시 (미국의 버락)오바마 대통령도 합의를 높이 평가했는데 합의가 지켜지지 않았다…."

이처럼 아베 총리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미국이 높이 평가했던 위안부 합의도 결국 한국이 지키지 않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왔다.

징용문제와 함께 한국이 국제적 약속을 지키지 않는 대표적인 사례로 위안부 합의를 부각해온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도 높이 평가했다"는 표현은 다분히 미국을 향한 메시지다. 오바마 대통령과 미국 정부가 위안부 합의 과정에서 큰 역할을 했음을 상기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2014년 도쿄에 이어 서울을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은 “전쟁 중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이 여성(위안부)들은 충격적 방식으로 성폭행당했다. 이는 끔찍하고 지독한 인권침해"라고 이례적인 강한 톤의 언급을 했다.

이 말을 전해들은 아베 총리가 할 수 없이 기자들 앞에서 “필설로 다하기 어려운 심정일 위안부들을 생각하면 정말 마음이 아프다”고 말하는 장면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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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상이 지난 2015년 12월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 방안과 관련한 회담을 시작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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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미 국무부는 “올해가 마지막 기회가 될 지 모른다”고 위안부 합의 타결을 압박했다.

합의 타결 직후 미국 정부에선 “한ㆍ일이 ‘최종적이고 돌이킬 수 없는’ 합의에 도달한 것을 축하한다”(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환영성명),“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해결임을 명확히 한 합의를 이끌어낸 한ㆍ일 지도자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존 케리 국무장관)는 환영의 메시지가 나왔다.

아베 총리가 위안부 합의를 언급할 때 미국을 자주 거론하는데엔 이런 사정이 있다.

일본 정치권 사정에 밝은 도쿄의 한국 소식통은 "아베 총리 개인적으로는 징용문제보다 위안부 합의에 더 큰 불만을 갖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며 "우익이 지지기반인 그로선 일본의 국가 예산을 투입한 위안부 합의를 자신의 큰 양보로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리관저를 오랫동안 취재해온 일본 언론사의 간부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대화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 문제가 자주 화제에 오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일본정부의 핵심 당국자도 중앙일보에 “지난 4월 워싱턴 회담때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일 공조가 어려운 이유를 물었고, 이에 아베 총리는 역사적 배경까지 섞어가며 설명했다”고 말했다.

미국이 깊숙하게 관여했던 위안부 합의 문제가 두 정상간 대화에서 언급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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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가 지난 5월 26일 골프 라운딩 도중 셀카를 찍었다. [일본 총리관저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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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수출 규제 강화 조치이후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정부는 외교적 해결을 위해서도 차분하게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을 미국에 급파하는 등 문 대통령이 말한 ‘외교적 해결 노력’은 일단 미국에 집중되는 모습이다.

오바마 정부가 전력을 기울였던 위안부 합의를 트럼프 행정부가 어떻게 평가하는지는 한국이 기대하는 미국의 중재 역할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한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데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스가 장관은 "이번 개정은 안보 목적으로 수출관리를 적절히 실시하는 관점에서 실시하는 것이며, 결코 비판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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