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95차 수요 시위서 비판
“왜 내 얼굴에 침을 뱉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옥선(92) 할머니가 최근 평화의 소녀상에 침을 뱉어 논란이 된 청년들을 꾸짖으며 한 말이다.
이 할머니는 10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제1395차 수요시위’에서 “소녀상이 사람 같지 않지만, 이것도 다 살아있는 것과 같다”며 “우리는 고통 받고 왔는데 왜 소녀상에 그렇게 하느냐”고 비판했다.
지난 6일 청년 4명이 안산 상록구 상록수역 광장에서 소녀상에 침을 뱉고 엉덩이를 흔드는 식으로 조롱해 주변 시민과 시비가 붙은 사건을 언급하다가였다. 이들 중 한 명은 일본어를 써 사건 초기 일본인 청년으로 추정됐지만 경찰 조사 결과 모두 한국인으로 확인됐다.
이 할머니는 “우리가 고통받고 왔는데 왜 배상하라는 말을 (일본에) 못 하느냐”며 “아베가 말하는 거 들어보니 우리 한국을 업수이 여기고 선택을 압박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위안부 할머니들이 다 죽고 한 명도 없어도 꼭 배상받아야 한다”며 “후대가 있고 역사가 있으니 꼭 해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도 “피해자 요구를 피해국 정부가 받아들였다고 해서 가해국으로부터 보복당할 일인가”라며 일본의 경제보복을 비판했다. 윤 이사장은 “피해국 정부는 자국민의 인권 보호를 위해 외교적 조치, 정책, 입법 등을 하는 것이 당연한 의무”라며 “가해자는 당연히 범죄를 인정하고 사죄하고 책임자 처벌하고 진상 규명하고 모든 자료를 스스로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400여명이 참석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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