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 숙소에 몰카 설치한 男스태프…法 “추가피해 없다” 집행유예

10일 여성 배우의 숙소에 불법촬영 카메라를 설치한 방송 스태프에게 법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뉴스1]

여성 배우의 해외 촬영지 숙소에 불법촬영 카메라를 몰래 설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방송 외주 장비업체 직원에 대해 법원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법원은 초범이고, 카메라가 압수돼 추가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10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4단독 권영혜 판사는 김모(30)씨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카메라 등 이용 촬영) 위반혐의 선고기일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수강과 12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권 판사는 “피해자의 신뢰를 저버리고 방송촬영팀이란 지위를 이용해 범행을 저질러 책임이 무겁다”면서 “(피해자인) 배우들이 느꼈을 피해감정도 상당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수사 단계에서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한 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카메라가 바로 압수돼 촬영물이 외부 유출되지 않아 추가피해가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방송 외주 장비업체 직원인 김씨는 지난 9월 여성 배우들의 해외 촬영에 동행했다가 숙소에 카메라를 몰래 설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배우 숙소에 휴대용 보조배터리 모양의 불법촬영 카메라를 몰래 설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검찰은 김씨가 사전에 카메라를 구매하는 등 치밀하게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달 3일 결심공판에서 징역 2년을 구형했다.

피해 배우 역시 당시 “카메라에 어떤 데이터가 담겼느냐보다 가해자의 목적과 그 의도 자체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나와 내 가족이 이 사건으로 많은 상처를 입었기 때문에 가해자를 선처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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