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이번주 미·중 무역협상이 베이징에서 재개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일정과 내용 등 협상재개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공개된 내용이 나오지 않고 있다. 협상이 재개되더라도 별다른 성과가 없을 것이란 비관론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중국 주식시장에 대한 기존 낙관적 시각을 비관으로 전환했다.
9일 미·중 언론에는 지난달 29일 오사카 회담에서 미·중 정상이 무역전쟁 휴전 및 협상재개를 약속한 이후 이번주 협상이 재개될 것이란 예고 외에 진전된 내용이 나오지 않고 있다.
베이징 외교소식통은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이 이번주 미·중 무역협상 재개를 예고한 이후 구체적으로 언제 양측이 만날지 얘기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양측 입장차가 여전히 큰 것으로 알고 있는데, 미국은 협상이 중단됐던 지난 5월 초로 시계를 되돌려 다시 얘기를 시작하는 것을 원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5월 초는 미국이 무역협상과 관련해 "중국이 합의를 깼다"고 주장한 시기다. 당시 미국 언론에서는 150페이지 분량의 무역협정 초안을 중국이 갑자기 조직적으로 수정해 협상이 '노딜'로 중단됐다는 보도가 나왔었다. 미국이 중국에 초안에서 삭제된 항목들을 되살릴 것을 요구하고 나선다면 협상 중단 이후 이미 강경적 태도로 전환한 중국의 양보를 이끌기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더군다나 무역협상이 중단된 사이 화웨이를 둘러싼 미·중 간 기술냉전과 대만, 홍콩, 신장자치구 등 중국이 민감하게 여기고 있는 지역에 대한 미·중 간 이견 차이가 커졌다. 이날 미 국무부는 중국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대만에 탱크와 미사일 등 22억달러(약 2조6000억원) 이상의 무기 수출 계획을 승인해 외교적 긴장감마저 높아진 상황이다.
무역협상 돌파구가 안보이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무역전쟁 상황에서도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이 중국 경제를 지탱할 것이라고 낙관했던 중국 시장에 대한 전망을 좀 더 비관적으로 전환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블랙록은 이날 새 보고서를 내고 중국과 관련한 신흥시장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하며 "중국에 대한 우리의 시각은 덜 긍정적이다"라고 밝혔다.
블랙록은 중국 정부가 무역전쟁 대응 차원에서 내놓고 있는 경기부양책에 대한 경제 효과 기대감이 과평가 됐다고 지적하는 한편 무역 및 지정학적 마찰이 현재 세계 경제와 시장을 좌지우지 하는 주요 요인이라고 꼬집으며 "미·중 양국은 현재 구조적이고 오래 지속될 수 밖에 없는 전략적 경쟁에 갇혀있다"고 진단했다.
블랙록은 한달 전만 해도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으로 중국 내 소비와 경제활동이 개선돼 무역전쟁으로 인한 부작용이 상쇄될 것이라고 진단했었다. 중국 정부의 개혁·개방과 경기부양책이 주식시장을 지지할 수 있다고 낙관했던 불과 한달 전 전망을 완전히 뒤집은 것으로 미·중 무역전쟁의 장기화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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