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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이슈 한반도 덮친 미세먼지

미세먼지 전문가 100명 모였지만…"모르는 게 아직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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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5일 미세먼지 전문가 콘퍼런스에서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반 위원장은 "미세먼지가 우리 국민의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므로 하루속히 미세먼지 원인을 정확히 규명해 내고 정부가 실효성 있는 정책을 추진해 나갈 수 있도록 전문가들이 함께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사진 국가기후환경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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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미세먼지 전문가 100여명이 모여 1박 2일 동안 마라톤 토론회를 열었으나, 시민들의 궁금증을 풀어줄 만큼 뚜렷한 답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특히, 국내 미세먼지 오염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지, 중국발 미세먼지의 오염은 어느 정도 차지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뚜렷한 결론을 못 내렸다.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위원장 반기문, 이하 기후환경회의)'는 지난 5~6일 이틀간 경기도 양평군 소재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연수원에서 '미세먼지 전문가 콘퍼런스'를 개최하고, 그 결과를 7일 공개했다.

이번 콘퍼런스에는 반 위원장과 100여명의 미세먼지 전문가가 참석했으며, 5개 분과에서 총 9개 의제에 대한 발제와 토론이 진행됐다.

5일 분과별 토론에 이어 6일에는 종합토론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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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전문가 콘퍼런스의 전체 토론에서 좌장을 맡은 김용표 이화여대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국가기후환경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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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환경회의 측이 요약 발표한 의제별 토론 결과를 보면, 우선 전문가들은 '국내 배출량 통계'와 관련해 많은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했다.

대기배출 사업장과 생물연소(불법소각 등)에서 누락되거나 과소평가된 오염 배출량이 많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자체의 인력·예산을 늘려 전국 약 6만개의 사업장에 대해 배출량을 전수조사하고, 1~3종 대형 배출사업장의 경우 실시간 대기오염 배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미세먼지 농도 추이' 의제에서는 서울시의 장기 추세로 볼 때 지난 20년간 미세먼지 농도가 감소한 것은 확실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감소 추세라고 명확하게 결론 내리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다.

지난 2년 동안에도 연평균치가 감소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측정자료가 충분하지 않아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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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전문가 콘퍼런스의 분과별 토론 모습. [사진 국가기후환경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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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예보'에서 지난해 고농도 때 예보 정확도는 72%, 연간 전체로는 84%에 이르렀으나, 아직 국민의 요구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미세먼지 국외 영향'에서는 분석 방법론에 논란 있고, 배출량 자료나 기상자료가 부정확한 탓에 기여도 분석 결과에서도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에 따라 모델링 외에 측정치와 위성자료 등을 모두 고려한 종합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다만, 고농도 사례가 발생할 때는 발생 원인과 영향 등을 분석해 그 결과를 신속하게 시민들에게 제공하는 것 자체는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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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전문가 콘퍼런스에서 전문가들이 분과별 토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국가기후환경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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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사후 처리 방안'에서 정부가 제안한 인공강우는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미미하고, 대형 야외공기 청정기 설치 방안도 비용-효과 측면에서 실익이 없다고 평가했다.

녹지 벽과 도시 숲의 미세먼지 저감효과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와 부정적인 평가가 엇갈렸다.

'마스크 착용 등 국민 행동요령'에서 전문가들은 고농도 시 보건용 마스크 착용은 필요할 수 있으나, 심혈관·호흡기 질환자, 어린이, 노인 등의 경우 착용을 신중히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공기청정기와 기계 환기설비의 경우 미세먼지 저감에 효과는 있지만, 실내공기 질을 종합적으로 개선하지는 못한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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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전문가 콘퍼런스 참석자들의 단체 사진. 반기문 위원장을 중심으로 왼편은 한영수 부위원장, 오른편은 안병옥 운영위원장. [사진 국가기후환경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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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고농도 비상대응' 의제에서는 차량 2부제 등 비상조치를 전국으로, 민간 영역까지 확대해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또, 12월에서 이듬해 3월까지는 실제 고농도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자동차·난방·에너지·건설기계 등 오염원에 대한 상시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자동차의 경우 계절과 무관하게 연중 상시 대책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후환경회의 관계자는 "이번 콘퍼런스는 국민의 관심이 높은 미세먼지 관련 핵심 쟁점에 대한 심층 토론을 통해 전문가 간의 동의 수준을 확인하기 위해 마련됐다"며 "이번 토론 결과는 향후 정책 수립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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