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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이통사에 '갑질'하다 결국 고개숙인 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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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비 떠넘긴 혐의' 공정위 조사

소송 장기화로 피해확산 우려에

"자진 시정하겠다" 동의의결 신청

국내 이동통신 3사(SKT·KT·LG U+)에 광고비를 떠넘기는 등의 ‘갑질’을 한 혐의로 경쟁당국의 조사를 받은 애플이 법 위반을 자진시정하겠다며 동의의결을 신청했다. 이른바 ‘애플빠’를 등에 업고 통신시장을 주무르던 애플이 당국의 압박에 고개를 숙인 모양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4일 “애플 측이 이통3사에 대한 거래상 지위 남용 행위 사건에 대해 동의의결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다만 공정위는 애플이 자진신청 방안으로 무엇을 제시했는지는 함구했다. 동의의결 제도는 피심인(애플)이 심의 과정에서 거래질서 개선과 소비자 피해 구제 등의 시정방안을 제시하면 공정위가 타당성 여부를 심사한뒤 사건을 종결하는 제도다. 혐의를 인정하겠으니 과징금 부과, 형사처벌 등을 면해달라고 요청하는 것과 다를바 없다. 우리나라에는 2011년 도입됐다. 시장지배력 남용 혐의로 심의를 받던 네이버가 지난 2014년 이 제도를 통해 사건을 종결지었다. 네이버는 동의의결 조건으로 중소상공인희망재단과 한국인터넷광고재단을 설립했다. 공정위와 1조원대 과징금 취소 소송을 벌이고 있는 퀄컴은 2016년 동의의결을 신청했지만 기각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동의의결 신청이 혐의 인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애플이 나름의 비용 분석을 해보고 동의의결이 더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애플 측은 소송이 장기화 될 경우 유무형의 피해가 더 클 수 있다고 판단해 동의의결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의 행정 제재에 불복해 사건이 대법원까지 갈 경우 수년이 소요된다.

애플의 혐의는 크게 두가지. 애플이 통신사와 공동으로 비용을 갹출해 ‘광고기금’을 조성하고는 애플 제품과 브랜드 광고만 내보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애플이 자사 제품 전용 애프터서비스 시설 운영 비용 일부를 통신사에 떠넘겼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애플의 행위가 거래상 지위 남용에 해당한다고 보고 지난해 4월 최종 심사보고서를 전원회의에 상정했다. 지금까지 세 차례 전원회의가 열렸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애플이 제안한 시정방안과 피해자 구제 방안, 예방 방안 등을 면밀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세종=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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