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사회적 가족
미셸 바렛·메리 맥킨토시 지음, 김혜경·배은경 옮김/나름북스·1만5000원
가족은 진정 따뜻함의 근원이며 개인 정서와 복지의 최전선이자 희망인가?
<반사회적 가족>은 ‘가족’이 반사회적인 기구 또는 제도라고 비판하는 가족 연구의 고전이다. 공저자 미셸 바렛(1949~ )은 버지니아 울프 전문가이자 마르크스주의와 페미니즘 이론을 천착한 학자이고, 또 다른 공저자 메리 맥킨토시(1936~2013)는 영국의 저명한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스트 사회학자인 동시에 맹렬한 성소수자 인권활동가로 활약했다.
두 사람은 계몽주의 시대 때부터 가족에 대한 본질주의적이고 자연주의적인 시각이 너무나 강력했기 때문에 사회주의나 페미니즘 역시 이에 양가적 태도를 지녀왔다고 비판한다. 가족은 계급 제도이고, 부의 상속 기관이며, 젠더 불평등을 생산·전수하면서 사적 공간이란 미명 아래 성적 착취와 폭력, 개인 억압을 은폐한다는 게 이 책의 기본 입장이다. 또한 국가가 복지를 개별 가족에게 떠넘기며 사회적 불평등이 재생산되도록 했다고 비판한다. 가족의 ‘반사회성’은 가족주의 이데올로기 확산을 통해 전체 사회를 ‘가족화’한다는 데 더 큰 문제가 있다. 나아가 지은이들은 문제를 해결할 정책과 실천적 정치 전략까지 제안한다.
1982년 영국에서 초판이 나온 이 책은 6차례나 재발간을 거듭했으며 한국에서는 한국여성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가족과 젠더 연구를 꾸준히 이어온 김혜경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가 1993년 우리말로 옮긴 바 있다. 26년 만에 재발간된 이번 한국어판은 1991년에 추가된 저자 서문을 포함한 ‘버소 1995년판’을 배은경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여성학협동과정 겸무)가 함께 옮겼다. 1993년 초역판 역자 서문과 제2판 공역자 후기, 송다영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의 추천사가 함께 실려 가치를 높였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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