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동섭 편집위원 “원본 다층성 충분히 살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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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월(1902~1034) 시집 <진달래꽃>(진달내꽃)의 새로운 초판본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근대서지학회(회장 오영식)가 발간하는 학술지 <근대서지> 최근호에서 엄동섭 편집위원(수원 창현고교 국어교사)은 ‘제3원본의 출현과 진달래꽃 원본의 다층성’이라는 논문을 통해 문화재청이 등록하여 인정한 2종의 기존 <진달래꽃> 초판본이 아닌 새로운 제3원본 <진달래꽃>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김소월이 생전에 간행한 유일한 시집인 <진달내꽃>(1925년 12월26일 매문사 발행)의 원본은 2011년 등록문화재 조사과정을 거쳐 총판매소 한성도서주식화사본과 총판매소 중앙서림본으로 2종이 공식 확인된 바 있다. 이번에 발견된 것은 기존 두 판본과 확연히 구분되는 또 다른 <진달내꽃>이라고 논문은 밝혔다. 3종 모두 발행일은 1925년 12월26일로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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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발견된 오영식 소장본인 <진달내꽃>(한성도서B본)은 기존 등록문화재인 ‘한성도서A본’이나 ‘중앙서림본’과 흡사하면서도 인쇄 방식이나 본문 표기 양상에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종 모두 판형은 비슷하지만 새로 발견된 ‘한성도서B본’이 113×154㎜로 가장 크다. 기존 한성도서A본은 105×148㎜, 중앙서림본은 110×152㎜였다. 표지인쇄방식에서는 한성도서본인 두가지가 달라 A본은 스크래치 혹은 주름 문양 표지를 썼지만 B본은 문양 없는 표지를 사용했다. 책 제목 표기를 보면, 한성도서본은 둘 다 ‘진달내꽃’이 필기체로 된 반면, 중앙서림본은 활자체로 인쇄했다.
본문을 보면, 시 ‘먼 후일(後日)’의 4연 1행이 한성도서A본과 중앙서림본은 ‘안이닛고’로, 한성도서B본에서는 ‘아니닛고’라고 인쇄돼있었다. 인쇄의 잘못으로 보이는 곳도 있긴 하지만, 논문은 원본 3종의 판본을 비교해본 결과 목차와 본문에 나타나는 34곳에서 이본의 차이점이 있다며 <진달래꽃> 원본의 다층성을 충분히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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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 위원은 “물질성이 다른 한성도서A본, 한성도서B본, 중앙서림본 3종이 어떻게 동시에 존재하게 되었는지 명쾌한 해답은 당분간 요원할 것이나, 원본에 대한 전수조사부터 시행할 것을 문화재청이나 국립한국문학관에 제안한다”고 밝혔다.
김소월의 <진달래꽃>은 2015년 소와다리 출판사에서 중앙서림본의 1925년 초판본 오리지널 디자인을 선보여 큰 인기를 끈 바 있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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