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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개장도 하기 전, 진입로 정체 부른 ‘로봇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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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로봇테마파크, 도로 개통 지연으로 주민 불편 호소

경향신문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에 있는 마산로봇랜드(위 사진)가 개장을 앞두고 입주기업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데다 진입로 정비가 늦어지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도로에 현수막까지 내걸고 로봇랜드 개장을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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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산업에 대한 모든 것에 집중하겠다며 10년여간 야심차게 추진한 ‘경남 마산로봇랜드’가 개장 한 달을 앞두고 진통을 겪고 있다. 진입도로 개통이 늦어지면서 극심한 차량정체가 우려되는 데다, 마산로봇랜드 연구개발(R&D)센터 내 입주기업들이 절반에도 못 미쳐 놀이시설로 전락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주말 나들이 차량 꼬리 물어

“개장 땐 대혼잡” 대책 요구

내년 6월에 4차로 개통 예정


지난 23일 찾은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수정마을. 마산로봇랜드로 진입하는 지방도 1002호선(왕복 2차로)을 이용하는 주말 나들이 차량이 꼬리를 물고 쉴 새 없이 마을을 관통하면서 주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었다. 도로에는 ‘대형차량 규정속도 30㎞ 준수’ ‘갓길 없음’ ‘주정차 금지’ ‘어린이 보호구역’ 푯말 등이 설치돼 있지만 차량은 40~50㎞의 속도로 달렸다. 도로변에는 ‘경남도지사는 각성하라 국도 5호선부터 조성하고 로봇랜드 개장하라’ ‘로봇랜드 개장하면 구산면민 꼼짝도 못한다. 도로 교통대책 세워놓고 개장하라’ 등의 현수막이 내걸려 있었다. 21개 마을로 구성된 구산면주민자치위원회가 걸어놓은 것이다. 주민 김종연씨(83)는 “길 한번 건너려면 차량이 안 다니는 틈을 타 뛰어서 건너야 한다”고 말했다. 이복엄씨(72)는 “주말이면 관광객 차량 때문에 못살겠는데 로봇랜드가 개장하면 차량이 더 늘어 사고도 자주 날 것”이라고 걱정했다.

마산로봇랜드 진입도로 역할을 할 신설 국도 5호선 현동나들목(IC)~로봇랜드로 이어지는 왕복 4차로 12.3㎞ 구간은 내년 6월 완전 개통할 예정이라 당분간 차량정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경남도는 차량 분산을 위해 부산국토관리청에 국도 5호선 구간 중 12월 개통 예정인 석곡IC∼난포IC 구간(5.3㎞)의 조기 개통을 건의했지만 만만찮은 상황이다.

마산로봇랜드는 정부가 2008년 12월 경남도를 로봇랜드 사업자로 선정해 마산합포구 구산면 구복·반동리 일대 125만9890㎡ 부지에 총 사업비 7000억원(공공부문 2660억원·민간부문 4340억원)을 투입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하지만 구산면이 ‘저도 콰이강의 다리’ ‘해양드라마세트장’ 등 관광지로 유명한 데다 내달 26일쯤 마산로봇랜드까지 개장하면 차량정체가 심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로봇랜드는 연간 관광객 150만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R&D 입주기업도 확보 못해

자칫 놀이시설 전락 우려도


진입도로 외에도 알맹이 없는 로봇랜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마산로봇랜드는 로봇산업 공공시설과 테마파크를 한곳에 모은 시설이다. 그러나 핵심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연구개발센터에 입주하겠다고 뜻을 밝힌 기업은 유치 목표 20개 중 8개에 불과하다. 2단계 사업인 호텔·콘도·펜션·유스호스텔 등 민간부문은 아직 사업자 선정도 못하고 있다. 마산로봇랜드는 R&D센터·컨벤션센터·로봇전시체험시설·기반시설과 놀이시설인 로봇테마파크의 공사를 이달 말쯤 마무리할 계획이다.

경남도는 “연구개발센터 입주기업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찾고 있다”며 “진입도로와 시설 안전성 점검 등으로 개장 시기를 민간사업자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김정훈 기자 j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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