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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광주도시철도공사, 첫 ‘노동자 이사’ 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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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과장이 임원 겸직·경영 참여…다른 산하기관 확대 예정

2004년 광주도시철도공사 신호팀에 입사한 박철환 과장(48)은 앞으로 3년간 회사 경영의 주요 사항을 결정하는 임원을 겸직한다. 광주시가 공사·공단을 대상으로 도입한 ‘노동자 이사제’에 따라 박 과장은 지난 24일 도시철도공사의 ‘비상임 이사’에 임명됐다.

박 과장은 평소에는 노동자로 일하지만 이사회가 열리면 동료들을 대표해 참석한다. 박 과장은 “그동안 경영진과 노동자 사이에 갈등이 있어 왔다”며 “동료들의 의견을 이사회에서 충분히 전달해 양측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시 산하 공공기관에 ‘노동자 이사제’가 본격 시행됐다. 광주시는 “이용섭 시장이 지난 24일 도시철도공사 노동자 2명을 임원인 비상임 이사에 임명했다”고 25일 밝혔다.

광주도시철도공사 임원추천위원회는 최근 노동자들의 선거를 통해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윤필용 대리(44)와 박 과장을 ‘노동자 이사’로 임명권자인 시장에게 추천했다. 2017년 11월 관련 조례가 제정된 이후 광주시 산하 공공기관에서 노동자 이사가 임명된 것은 처음이다.

노동자 이사는 광주도시철도공사를 시작으로 광주시 산하 다른 공공기관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현재 직원이 100명 이상인 광주도시공사와 광주환경공단이 노동자 이사 선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직원이 100명 미만인 14곳의 공공기관은 노동자 이사제 의무 도입 대상은 아니지만 이사회 의결을 통해 도입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3년 임기의 비상임인 노동자 이사는 평소에는 직원으로 일하지만 이사회에 참석해 의결권을 행사하게 된다.

예산 편성과 사업계획서 의결, 정관 개정, 조직 개편 등 공공기관의 중요 사항을 결정하는 데 노동자들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노동자 대표가 경영에 참여하게 되면서 경영 합리화와 공공성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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