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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취임 100일 지성규 하나은행장, “디지털ㆍ글로벌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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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지성규 하나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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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규 하나은행장이 28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30년 은행 생활의 절반을 해외에서 근무한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글로벌 확대 및 디지털 전환 등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업계 3위 수성이라는 큰 과제가 남아 있고, 인터넷은행 사업 진출 실패도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올해 글로벌 투자은행(IB) 전담조직을 신설해 과거 이자이익 중심이던 글로벌 부문에서 비이자이익이 대폭 늘었다. 하나은행은 올해 1∼5월 해외부문 비이자이익이 588억원으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443억원)보다 32.7% 확대됐다.

올해 상반기 1억 파운드(약 1,472억원) 규모의 런던 템스강 실버타운 터널 건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수주, 중국공상은행(ICBC)의 항공기 리스 자산 매각계약 주선권 확보 등 해외에서도 굵직한 사업을 따내며 일반 대출사업 외 인프라ㆍ부동산ㆍ항공기금융 등의 금융투자로 비이자이익을 늘린 덕분이다.

하나은행의 해외 대출금(해외지점과 현지법인이 내준 외화대출)도 올해 5월 기준 165억8,800만 달러로 지난해 말보다 9% 증가하며 글로벌 이자이익 기반도 강화됐다.

아울러 해외 점포도 확대됐다. 2015년 말부터 추진해 온 인도 구르가온 지점 신설은 올해 4월 예비인가를 받으며 올해 10월 개점 예정이고, 일본 후쿠오카 출장소는 다음 달 지점 전환을 목표로 현지 당국에 전환 신청을 했다.

지 행장이 취임 때부터 강조한 ‘안정적이고 선진적인 디지털 전환’도 성과를 내고 있다. 하나은행 계좌가 없어도 신용대출 한도를 조회하고 대출을 승인 받을 수 있는 ‘하나원큐 신용대출’은 14영업일 만에 대출실적 1,500억원을 달성했다. 하나금융 멤버십 서비스인 ‘하나멤버스’에 가입하면 하나은행 계좌 없이도 외화 환전ㆍ보관을 할 수 있는 ‘환전지갑’ 서비스에서는 올해 들어 5월까지 44만건 환전이 이뤄졌다. 개인 디지털뱅킹, 기업 디지털뱅킹, 글로벌 디지털뱅킹 등으로 나뉘었던 디지털 관련 조직을 ‘미래금융그룹’으로 통합해 효율을 높인 덕분이다.

그러나 지 행장에게는 업계 3위 수성이라는 큰 과제가 남아 있다. 하나은행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4,799억원에 그치며 우리은행(5,394억원)에 3위 자리를 내줬다.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는 직원이 대거 퇴직하면서 퇴직비용 등 1회성 요인이 1분기 실적에 대거 반영된 결과지만, 연초 격차가 벌어지면 후반부에 따라잡기가 만만치 않다.

하나은행이 10% 지분 투자를 약속했던 ‘키움뱅크’ 컨소시엄은 제3 인터넷은행에 도전했으나 당국의 허가를 받지 못하면서 인터넷은행 사업 진출이 좌초된 것과 지주 차원에서 추진했던 롯데카드 인수 불발로 은행과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없게 된 점도 지 행장으로서는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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