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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연간 0%대 물가 현실화될까…이주열 "물가상승률 1.1% 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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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오찬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5일 "올해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4월 전망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1.4%에서 1.1%로 낮춘 바 있다. 물가 전망치가 1.1%보다 더 낮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연간 물가 상승률이 0%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만약 연간 0%대 물가가 현실화된다면 이는 2015년(0.7%) 이후 4년 만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오찬간담회에서 "당분간은 소비자물가상승률이 1%를 밑도는 낮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 상승압력이 미약한 가운데 공급 측면과 정부정책 측면에서 모두 당분간 물가의 하방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0%대 물가 가능성에 대해서는 "4월 전망치보다 낮을 것이라고 했으니 (질문에 대한 답은) 어느 정도 감을 잡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물가 상승률이 0%대를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올해부터 연 2회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를 발간하고 기자간담회를 통해 설명하기로 했다. 이번이 첫 번째다.

지난해 한은은 물가안정목표치를 연 2%로 유지하기로 하기로 했으나 물가상승률이 계속 0%대를 유지하는 등 저물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올해 1~5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0.6%로 1월(0.8%) 이후 5개월 연속 0%대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중 상승률(1.7%)에 비해서는 상당폭 낮아졌다.

물가 상승률이 0%대를 기록했던 것은 외환위기를 겼었던 1999년(0.8%)과 유가 폭락 여파가 컸던 2015년(0.7%) 두 해뿐이다. 만약 연간 0%대 물가가 현실화된다면 이는 4년 만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통화정책의 지표로 삼는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 역시 3개월 연속 0%대다. 저물가가 장기화되면서 일각에서는 디플레이션(물가하락 속 경기침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한은은 저물가 상황이 경제위기나 디플레이션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전방위적인 가격 하락 현상이 나타나는 디플레이션과 달리 일부 품목에서 가격 하락이 나타나고 있고, 복지정책 등 정부정책 요인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물가상승률 둔화에 대해 "단기변경요인으로 상당 부분 설명이 가능하다"며 "수출과 투자가 둔화하면서 나타난 수요측면 둔화 현상도 물론 일부 영향을 미쳤지만 유가 하락 및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등 복지 정책에 따른 하방 요인이 컸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물가 여건뿐만 아니라 거시경제와 금융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창립기념사에서 언급했듯 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기준금리 인하 기조를 유지했다.

최근 주요국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방향을 '통화긴축'에서 '통화완화'로 전환하면서 한은도 기준금리 인하 압박이 커지고 있다. 호주의 중앙은행은 지난 4일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인 1.25%로 내렸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와 유럽중앙은행(ECB)도 금리 인하 가능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를 전제한 질문에는 "직접적인 답변은 곤란하다"면서도 "한은은 미·중 무역분쟁과 반도체 경기 등 불확실성 전개 방향과 우리 경제 성장에 미치는지 영향을 살펴보면서 통화정책 방향을 점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희주 기자 hj89@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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