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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단독]​"내 검진결과가 아닌데?" 검진결과 잘못 보낸 K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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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법인 KMI한국의학연구소 강남검진센터, 차트도 바꿔서 검진 진행

아주경제


"건강검진 때도 혈압을 다시 재라고 하거나 차트를 뒤바꿔서 주더니, 검진결과도 다른 사람 걸로 잘못 보냈어요."

직장인 A씨는 최근 건강검진을 받고 황당한 일을 경험했다. 검진결과를 본인이 아닌 동명이인의 다른 사람 것으로 잘못 받은 것이다.

단순 실수라고 보기엔 검진을 받을 때부터 꺼림칙했다. 이미 혈압을 쟀는데도 다시 재라고 하거나 차트가 뒤바뀐 채 의사 상담을 받는 등 검진 당시부터 착오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모든 문제는 A씨와 동명이인인 B씨가 우연찮게 같은 날 함께 건강검진을 받으면서 발생했다.

A씨는 직장인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이달 초 KMI강남검진센터를 찾았다. 기본적인 검사인 혈압측정과 시력검사, 피검사 등을 마친 후 다음 검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간호사는 A씨에게 와서 다시금 혈압을 측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혈압을 2번이나 측정하고 정상수치라는 의견을 들었던 A씨는 의아했다. 간호사에게 혈압측정을 끝냈다고 말했지만 간호사는 차트를 보고는 다시 재야한다고 말했고, A씨는 한 번 더 혈압을 측정했다.

그러면서 A씨는 B씨와 차트가 뒤바뀌기도 했다. 검진 시 의사 진료 시간이 있는데, 이 때 B씨의 차트로 의사와 상담한 것이다.

A씨는 “의사 진료 후 건네받은 차트를 보니 이름만 같고 내 것이 아니었다”며 “간호사에게 따져 묻자 그들끼리 이야기를 주고받더니 이어 호명할 때 생년월일과 이름을 같이 부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의사 상담 시 다행히(?) ‘별 문제 없으시죠?’, ‘특별히 불편한 곳 있으신가요?’와 같은 기본적인 질문만 했던 터라 다시 진료 받겠다고 하지는 않았으나, 당황스러운 경험이었다.

그러나 검진센터 실수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주 뒤 받은 건강검진결과가 A씨 것이 아닌 B씨 것으로 잘못 온 것이다.

A씨는 센터로부터 총 3장의 검진결과지를 받았다. 혈액검사와 영상검사 등 기본적인 검사결과가 포함된 일반건강진단서와 체중‧비만도 등 체성분 분석이 포함된 별도검사결과지, 유전자검사결과 보고서를 받았다. 그러나 체성분 분석이 포함된 검사결과지는 B씨의 것이었다.

A씨는 “체성분 분석이 포함된 결과지에 이름과 나이, 키‧몸무게 등이 적혀있는데, 내 것이 아니었다”며 “검진 때도 실수가 있더니 검사결과지도 동명이인의 B씨 것으로 잘못 보냈다, 심지어 직접 항의하자 그때서야 다시 결과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심각한 문제는 A씨의 건강검진결과를 그대로 믿어도 되는지 확실치 않다는 것이다. 차트가 도중에 뒤바뀐 만큼, 모든 검사에 대한 결과가 A씨의 것인지 100% 확신하기 어렵다.

A씨는 “뒤바뀐 결과지 외에 일반건강검진결과도 B씨 것이 아닌 내 것이 맞는지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KMI 한국의학연구소는 전국에 7개의 검진센터를 갖고 있는 재단법인 종합 건강검진기관이다.

KMI 관계자는 “결과지를 잘못 보낸 것은 직원의 단순 실수로, 당사자에게 직접 연락해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사과드릴 예정”이라며 “그러나 검사 결과가 뒤바뀌거나 할 가능성은 없으며, 별도검사지 외에 일반검진결과는 암호화돼 본인이 아니고서는 확인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동명이인이 함께 검사받는 경우 원칙적으로 다른 층에서 검사를 받고, 생년월일과 이름 등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 내부적으로 개선할 부분이 있다면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황재희 기자 jhhwang@ajunews.com

황재희 jhhwang@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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