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에 호악재가 동시에 겹쳤다. 최근 일련의 M&A(인수합병)를 통해 진정한 금융지주사로서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는 평가도 잠시, 오버행 이슈에 정부 잔여지분 전량 매각이라는 암초까지 만났다. 투자자들의 평가도 엇갈린다.
25일 오후 12시16분 우리금융지주는 전일대비 50원(0.36%) 내린 1만4000원을 나타내고 있다. 이 시각 현재 외국인은 2만6000주 매각하며 사흘 연속 순매도세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지난 2거래일 간 매도했던 기관은 이날 1만4000주 순매수로 전환했다.
전날 우리금융은 우리은행의 자회사였던 우리카드와 우리종금을 지주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부동산신탁사인 국제자산신탁 인수도 결의했다.
우리금융은 지난 4월 자산운용사 인수에 성공한데 이어, 지난달에는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롯데카드 지분 인수에 참여하기도 했다. 지주 출범 반년 만에 초기의 우려를 씻고 진정한 금융지주사 면모를 갖춰가고 있는 것이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한 진정한 금융지주사 출범에 우호적인 시각을 보내면서도 '오버행(대량 대기매물)' 이슈를 우려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우리카드를 자회사로 편입하는 대신 대규모 신주를 발행해야 한다. 우리금융은 우리카드 지분 100%를 취득하기 위해 우리은행에 우리금융 신주 4210만3000주와 현금 5984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신주 발행으로 주식 수는 기존보다 6.19% 증가, 주당순자산(BPS)이 약 3% 희석된다. 희석 비율은 높지 않지만, 우리은행이 받게 될 우리금융 주식을 취득 후 6개월 내에 매각해야 한다는 점이 문제다. 은행은 지주사 지분을 보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날에는 정부 출자지분 전량 매각이라는 이슈까지 겹쳤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서 오는 2022년까지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금융지주 잔여지분 18.32%를 전량 매각한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내년 상반기부터 2022년까지 2~3차례에 걸쳐 최대 10%씩 분산 매각한다. 정부는 "우리금융 주가가 떨어져도 일정 범위 내라면 계획대로 매각하겠다"고 밝혀 주가에 연연하지 않고 매각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우리금융지주의 오버행 이슈에 대해 증권업계는 조심스러워하면서도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 지분이 6.19% 늘어나는 것은 작은 규모는 아니다"면서도 "매각까지 시간이 남았고 우리금융 PBR(주당순자산비율)이 낮은 점을 감안하면 시장이 우려할 만한 오버행 가능성은 낮고, 이 과정에서 우호적 투자자를 유치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도 "이번 결정으로 단기적 주가하락은 불가피하나 우리카드 지분교환에 대한 이슈는 노출된 재료였기 때문에 이왕 할거, 빨리 해버리는 것이 불확실성 해소차원에서 긍정적"이라며 "앞으로 어떤 시나리오로 M&A를 진행할지 여부가 주가 방향을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정부가 3년내 우리금융 지분을 전량매각하겠다고 밝힌 것 역시 주가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승창 KB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지분 매각은 내년부터 3년간 순차적으로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당장 급한 것은 자회사 편입에 따른 오버행 이슈"라며 "정부 지분 매각은 이전부터 예고된 내용인데다, 주가가 저조하면 연기될 수도 있는 만큼 새로운 악재가 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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