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내포) 정일웅 기자] 충남도가 혁신도시 지정을 위한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반면 대전은 혁신도시 지정에 미온적 태도를 유지해 대비된다.
25일 도에 따르면 혁신도시는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2005년부터 지정됐으며 현재까지 지정된 혁신도시는 11개 광역시·도에 10곳이다. 혁신도시로 지정된 지방자치단체는 수도권에서 이전해 온 공공기관을 수용해 기업·대학·연구소·공공기관 등 기관이 서로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는 여건과 수준 높은 주거·교육·문화 등 정주환경을 갖추게 된다.
하지만 충남과 대전은 세종시 건설 등의 이유로 애초부터 지정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로 인해 충남과 대전은 지역인재의 공공기관 우선채용 등 혜택도 받을 수 없게 된 것은 물론 인구유출 및 경제적 손실도 감내해야 했다. 충남과 대전이 혁신도시 지정에 절박함을 보이는 이유다.
이 와중에 최근 혁신도시 지정을 추가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혁신도시에 지정되지 않았던 지방자치단체의 움직임도 덩달아 분주해지고 있다. 특히나 그간 충청 홀대론을 강조해 온 충남과 대전은 시즌2 격의 혁신도시 추가 지정 대열에 합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지자체가 갖는 무게감도 커진다.
충남은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내포신도시 환황해권 중심도시 육성전략’을 수립해 추진한다. 육성전략은 혁신도시 지정 및 수도권 공공기관 이전 등 혁신기능을 강화하고 광역망 확충 및 공업용수도망 공급, 스마트도시 조성 등 특화기능을 향상시키는 등으로 내포신도시를 환황해권 중심도시로 발전시켜가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혁신도시 지정을 전제로 내포신도시를 환황해권 중심에 세워 지역과 국토의 균형발전을 견인하겠다는 의중이 담겼다. 이를 위해 충남은 수도권에 위치한 공공기관의 이전에 맞춤형 전략을 수립, 공공기관 이전 효과를 극대화 시킨다는 복안이다.
현재 혁신도시(지방) 이전이 가능한 공공기관은 122개소로 충남은 ▲한국산업기술진흥원 ▲한국디자인진흥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한국석유관리원 ▲한국무역보험공사 ▲중소기업유통센터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등 16개 기관 유치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이면에 혁신도시 지정을 바라는 동일한 입장에서 대전과 충남 간의 행보는 사뭇 다르다. 혁신도시 지정을 위해 여론을 조성하고 연구용역을 통해 혁신도시 지정과정과 지정 후를 준비하는 충남과 달리 대전의 경우 충남과 공조하는 것 외에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지역 내에서 나온다.
가령 충남은 지난 4월부터 도내 시·군 단체와 함께 ‘대전·충남 혁신도시 지정 특별법 개정안 통과’를 촉구하는 내용의 범 충청권 100만 서명운동을 전개해 이달 20일 기준 48만8798명의 서명을 확보했다. 또 도지사와 시장·군수 간의 지방정부회의와 충남사회단체대표자회의 등에선 충남을 혁신도시로 지정해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문 채택 등 행보가 이어졌다.
반면 대전의 경우 지난 17일 양승조 충남도지사와 허태정 대전시장이 국토교통부를 방문, 김현미 장관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충남과 대전의 혁신도시 지정을 요청했던 것 외에 이렇다 할 활동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혁신도시 이슈에 관한 지역 내 여론 형성에도 미온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역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공공기관의 추가 지방이전(혁신도시 추가 지정)을 추진하면서 지자체 간 경쟁도 치열해지는 양상”이라며 “하지만 대전은 절박함 없이 뒤늦은 지금에 와서야 혁신도시 지정 논리를 찾고 충남 등 다른 지자체와의 공조를 서두르는 모양새”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시는 혁신도시 지정이 지역 경제와 인재채용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인식, 절박한 마음으로 혁신도시 지정을 위한 준비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내포=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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