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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수수료에 수백만원 광고비까지 챙기는 숙박앱...숙박업자 "갑질 못참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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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앱 판매 수수료 10%에 수백만원 광고비
뿔난 소상공인, 집단행동까지 나서...청원 이어 서명운동

1년 전 숙박업소 운영을 시작한 A씨는 한달 매출이 2400만원이지만, 막상 손에 쥐는것은 200만원 뿐이다. 한달에 야놀자에 내는 광고비는 264만원, 여기어때에 내는 광고비는 150만원이다. 별도로 내는 판매 수수료만 해도 매달 100만원에 달한다. A씨는 "건물 임대료 700만원과 세탁비, 직원 월급을 주고 나면 내 인건비 정도만 남는다"고 말했다.

야놀자, 여기어때 등 숙박 예약 애플리케이션(앱)에 소상공인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이 업체들은 숙박업소의 목록을 올려놓고, 이용자들이 스마트폰으로 예약하면 10%의 ‘중개 수수료’를 받는다. 앱 내 광고 위치에 따라 광고비도 별도로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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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놀자 사이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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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주들은 "예약 한 건당 10%의 수수료를 떼가는 것은 과하다"며 "매달 야놀자 등 예약 앱에 주는 돈이 손에 쥐는 돈보다 많다"며 반발하고 있다. 일부 지역 숙박업자들은 국민청원을 진행하고, 다 함께 낮은 금액대의 광고를 사용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

숙박업자들이 들고 일어난 것은 최근 야놀자의 가격 인상 움직임 때문이다. 점주들에 따르면, 대전 지역에서는 ‘다른 지역과 지부가 통합돼 광고 단가를 맞춰야한다. 최고가 광고의 가격이 100만원 가량 오른다’는 영업직원의 말에 점주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었다.

현재 야놀자는 10%의 예약 수수료와 최고 월 200만~300만원까지 광고비를 받고 있다. 이는 일부 배달 앱이나 다른 숙박 예약사이트에 비해 높은 편이다.

한 숙박업체 운영자는 "쿠팡이나 해외사이트는 예약 수수료가 더 비싸지만 광고료가 없어 이 정도로 금액이 크지 않다"며 "숙박앱은 광고비에 따라 노출을 시켜주기 때문에 운영자들도 부담이 크고 소비자들도 원하는 지역의 숙소가 바로 나오지 않아 손해"라고 했다.

이들은 또 업체들의 사업확장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10년째 숙박업체를 운영 중이라는 이모(50)씨는 "상생을 하자더니 수수료와 광고비를 과도하게 가져가고 이제는 프랜차이즈 숙박업체를 세우고 있다"며 "시장을 빼앗기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많다"고 지적했다.

숙박업자들은 이같은 구조에 국민청원을 올리는 한편, 집단행동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7일 올라온 ‘숙박업계 고혈을 짜내는 숙박예약 앱 회사의 독과점을 악용한 횡포를 시정해 주십시오’라는 청원에는 현재 3000명이 넘는 시민들이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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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올라온 청와대 청원./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대한숙박업중앙회는 지난 19일 처음으로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회의하고, 추가 논의를 통해 대책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대전광역시 유성구에서는 25일 지역 내 숙박업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60명이 모여 숙박 앱에 대한 횡포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경남 김해 지역에서는 30만원대의 광고만 쓰고 다같이 동등하게 광고 노출 기회를 갖자는 취지의 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소상공인들의 반발에 숙박앱 업체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야놀자 관계자는 "광고비를 내지 않아도 앱에 이름이 올라갈 수 있고, 이를 한 번도 점주들에게 강제한 적 없다"면서 "치킨집, 편의점 등 프랜차이즈도 수수료를 10%씩 떼고 해외 예약 업체들은 평균 15~24%를 받는다"고 말했다.

가격인상에 대해서는 검토한 적 없고 할 계획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야놀자 측은 "대전지역의 가격인상 발언은 독단적인 행동"이라며 "이와 별도로 지역 광고 영역이라는 새로운 광고형식을 준비중인데 이는 광고비 인상과 관련 없고 점주들의 요청에 의해 실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소영 기자(seenr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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