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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美 이란특별대표 "이란과 기꺼이 협상…이란 먼저 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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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AFP=연합뉴스]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걸프 지역을 순방 중인 브라이언 훅 미국 국무부 이란 특별대표는 24일(현지시간) 이란에 대한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이란이 수용하기 어려운 선행 조건을 내걸었다.

훅 특별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제재 해제와 관련해 이란 정권과 기꺼이 협상하려 한다"라면서도 "그러려면 이란의 대리군 지원은 물론 핵, 미사일 프로그램을 망라하는 협상이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이란의 대리군은 예멘 반군,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하마스, 레바논 헤즈볼라 등 친이란 성향의 무장세력을 뜻한다.

그러면서 "이란은 군사 작전을 숨기려고 대리군과 허위 정보를 이용한다"라며 "미국은 이란의 대리군에 노출돼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란이 협상하려 한다면 미국은 이란과 외교 관계를 복원할 준비가 됐다"라면서도 "하지만 그 협상이 먼저다"라고 선을 그었다.

미국이 이란에 원하는 협상은 현행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파기하는 대신 이란이 핵 프로그램과 탄도미사일 개발을 포기하고 시리아 완전 철군, 대리군 지원 중단 등 이란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을 포함해 새롭게 합의하는 것이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미국과 이란의 물밑 접촉설에 대해서는 "전혀 없다"라고 일축했다.

훅 특별대표는 또 "미국의 대이란 제재와 이란의 경제 정책 실패로 이란의 대리군이 약해지고 있지만 이란은 여전히 공격을 수행할 수 있다"라며 "이란의 위협을 걸프 지역 국가와 공유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 정권은 외교적 압박에 폭력적으로 반응한다"며 "이란은 협상 테이블로 나오든지 아니면 망가지는 국내 경제를 계속 봐야 할 것이다"라고 비꼬았다.

그는 곧 방문할 파리에서 핵합의 서명국인 영국, 프랑스, 독일 정부에 기존 핵합의를 대체하는 새 합의를 해야 한다고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는 24일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할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와 관련해 23일 이란 밖에서 이란과 거래하는 금융기관과 무역회사를 제재하는 내용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또 영·프·독 3개국과 유럽연합(EU)이 핵합의를 유지하기 위해 이란과 금융 거래를 전담하는 특수목적법인(SPV) 인스텍스에 상응해 이란 중앙은행이 발족한 특수무역재정회사(STFI)도 제재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렇지 않아도 인스텍스는 1월 출범 뒤 공전 상태다. 이란은 이를 조속히 가동하라고 유럽 3개국에 촉구했지만 이들은 미온적이다.

미국이 인스텍스를 정상 가동하기 위해 이란이 설립한 STFI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면 이들 특수 금융기관을 통해 미국의 달러화 결제 체계를 우회하려는 유럽과 이란의 직거래는 사실상 차단될 위기에 처한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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