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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6 (목)

"홍콩 살기 불안 " 캐나다행 이민 상담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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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팅업체 "송환법 시위 이후 상담 전화 급증"

FT 보도… 2014년 '우산혁명' 시위 후 증가세

홍콩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촉발된 이래 캐나다 등 해외 이민 상담 신청이 급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2047년까지 보장된 일국양제(一國兩制)에도 불구하고 홍콩의 미래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는 시민들이 해외 이주를 고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홍콩에 소재한 ‘존 후 이민 컨설팅’은 송환법 시위가 시작된 이래 외국 시민권 취득 문의 전화를 하루 100통가량 받고 있다. 평소 3배 분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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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8 캐나다 유학·이민 박람회'. 본 기사와 직접 관련 없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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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라우라는 43세 남성은 가족과 함께 오는 10월 캐나다 동부 쪽으로 투자 이민을 결정했다. 그는 “홍콩 교육 체계가 점점 중국과 닮아가고 있다”면서 “나는 홍콩을 너무도 사랑하지만 자녀들에겐 내가 배운 가치와 비슷한 것을 물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2012년 친중 성향의 도덕·국민교육을 강화하려는 조치가 고등학생 등 시민들의 시위에 부딪혀 철회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존 후 이민 컨설팅은 이번 시위에 앞서 2014년부터 꾸준히 문의가 증가해왔다고 FT에 말했다. 2014년은 홍콩 행정장관 완전 직선제를 요구하는 ‘우산 혁명’ 시위가 수개월째 벌어진 해다. 홍콩 정부 통계에 따르면 해외 유학 및 이주 용도의 신원조회 신청도 지난해 4% 늘어 3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홍콩인들이 선호하는 이주국가로는 캐나다가 1순위에 꼽힌다. 캐나다 이민청은 지난해 1525명의 체류 신청을 승인해 그 전해(1360명) 대비 10% 증가했다. 이는 2015년 895명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숫자라고 FT는 전했다. 또 다른 관심 국가는 최근 들어 투자 이민을 확대하고 있는 대만이다. 2018년 홍콩에서 투자 이민으로 건너간 사람이 231명으로 그 전해에 비하면 20% 늘었다. 2015년엔 28명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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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에도 홍콩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계속된 가운데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시키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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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밴쿠버선 등 캐나다 현지언론도 “홍콩 시위 이후 대규모 이민 신청이 몰릴 수 있다고 밴쿠버 이민변호사들이 캐나다 및 브리티시컬럼비아(B.C.) 주 정부에 경고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대규모 이민이 현실화할 경우 교육‧의료 혼잡 및 부동산 가격 폭등이 뒤따를 수 있다는 전문가 발언을 덧붙이면서다.

캐나다 상무부는 현재 홍콩 출신 이주민이 약 3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 중 대다수는 1997년 영국으로부터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기 직전에 건너왔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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